"참 좋은 일 하러 오셨습네다"
물품 검색대를 담당하는 북측 출입국사무소 직원도 '선남선녀(善男善女)'의 입경(入境)을 반겼다.
24일 결혼정보업체 ㈜선우가 주최한 단체 미팅 '사랑의 버스 타고 I♥금강산'에 참가한 남녀 40명은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금강산 미팅'을 앞두고 설렘으로 가득했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는 ㈜선우가 초대한 남성 회원 20명과 단체 미팅에 참가를 신청한 하나은행 여직원 20명이 버스를 타고 육로로 금강산을 찾아 서로의 짝을 찾는 자리였다.
금강산으로 가는 버스에서 자리를 바꿔 간략한 자기 소개를 하는 '5분 대화'를 나누며 서로 얼굴을 익힌 참가자들은 금강산에 도착해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평양 모란봉 교예단의 재주를 관람하며 차츰 어색함을 떨쳐냈다.
이어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다시 조별 미팅과 댄스 경연 대회, 게임 등 행사를 거친 참가자들은 마치 '우리가 언제 처음 만난 사이냐'고 할 만큼 가까워져 늦은 밤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나은행 직원 이모(27.여)씨는 "금강산도 구경하고 반려자도 찾아보려고 참가 신청했다.
회사에서 참가비 절반을 지원해 준 덕에 큰 부담 없이 금강산을 찾았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25일, 참가자들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금강산에 올랐다.
등산로 곳곳이 얼어붙은 눈으로 미끄럽자 손을 잡아주거나 팔짱을 끼는 등 어느새 연인처럼 다정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남녀도 눈에 띄었다.
한반도 3대 폭포 가운데 하나인 구룡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에 추억을 담고 목란관 식당에서 냉면으로 배를 채운 뒤 온천에서 피로를 푼 참가자들은 어느새 돌아가는 발걸음을 떼야 할 시간이 된 것을 아쉬워해야 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사랑의 버스'에서 이들은 이틀 동안의 열띤 탐색전 끝에 자신이 점찍은 상대와 옆 자리에 앉아 깊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좋은 인연을 이어가자고 약속했다.
㈜선우는 다음달 하순께 여성 회원 20명과 삼성증권 남성 직원 20명이 만나는 금강산 단체 미팅을 열기로 하는 등 이와 같은 행사를 매달 마련할 계획이다.
이웅진 대표이사는 "금강산에서 사랑을 맺어 주는 게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단체 미팅은 보통 25% 정도의 성혼율을 보이지만 이색적인 장소에서 1박 2일 동안 열린 이번 미팅은 더 높은 성혼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주관하는 현대아산㈜ 측도 "금강산 미팅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남녀에게는 금강산 신혼여행 상품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선녀가 연못에서 목욕을 하러 상팔담(上八潭)에 내려왔다가 옷을 훔친 나무꾼과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금강산.
'21세기 선녀와 나무꾼'이 이번 행사를 통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 하룻밤이었다.
(금강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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