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UCC가 인기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체에서 자주 거론되기 시작한 UCC.
다들 아시듯, User Created Content의 약자입니다. 인터넷이용자들이 스스로 만들어 올리는 콘텐츠를 가리킵니다. 블로그에 네티즌들이 올리는 글이나 동영상, 패러디물 등이 다 UCC라 하겠습니다.
'마빡이 동영상'이 UCC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지요. 다가오는 대선에서 UCC가 폭발성높은 이슈가 된다하여 또 난리입니다. 대선후보의 말 실수 한마디가 보통사람의 폰카에 걸려 인터넷에 퍼짐으로써 선거판도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UCC'라는 표현은 과연 정확한걸까요?
요즘 제가 하는 일은 해외의 IT관련 글을 읽고, 관련된 고위인사를 섭외하는 것입니다. 오는 5월30일,31일에 열릴 제 4회 서울디지털포럼(http://sdf.sbs.co.kr)을 기획, 준비하고 있지요. 공식언어가 영어인 행사다보니 준비과정에서의 인터넷 검색도 네이버보다는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서 하게 됩니다. Google이나 Wikipedia에서 'UCC'라고 쳐 보면 뭐라고 나올까요?
전세계네티즌이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 진정한 'UCC'라 일컬어지는- Wikipedia에서 UCC를 찾아본 결과를 아래에 붙였습니다.
UCC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Jump to: navigation, searchThe initialism UCC may stand for:
- Ueshima Coffee Company, a Japanese coffee & beverage manufacturing company
- Uniform Code Council, former name of GS1 US
- Uniform Commercial Code
- Union County College, a two-year college in New Jersey
- Unitary coupled cluster, a kind of coupled cluster in computational chemistry.
- United Christian Church
- United Church of Canada
- United Church of Christ
- Universal Copyright Convention
- University College Cork - National University of Ireland, Cork
- University College of the Cariboo, Thompson Rivers University
- The University Computer Club
- University of Caloocan City, lone public university in Caloocan City, Philippines
- Upper Canada College, an independent K-12 school located in Toronto, Canada
Retrieved from "http://en.wikipedia.org/wiki/UCC"
아하! 우에시마 커피 컴퍼니였군!
일본여행 가보신 분이 아니라도 잘 아실 겁니다. UCC커피..^^ 'UCC'를 검색해서 나온 결과에는 아예 설명이랄 것도 없이 위에 보다시피 링크만 10여개 나열돼 있습니다. 잘 보세요. 그 어디에 우리가 아는 UCC의 뜻과 같은 것이 있는지.
왜 이럴까요? 위키피디아의 내용이 워낙 부실해서? 위키를 이용하는 세계 네티즌이 무식해서?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이번에는 Google에서 찾아봅니다. 대략 위에 언급된 것과 같이 각지의 대학교, Uniform code 어쩌구 등이 나오는데,위키피디아에 안나오는 재미있는 결과가 있으니 바로..
| Uganda Communications Commission (UCC) is the regulator of the ... UCC regulates and promotes the developments in the communications industry. ... www.ucc.co.ug/ - 7k - Cached - Similar pages |
'우간다 통신위원회'쯤 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이트들은 끝이 kr인데, 우간다는 끝이 ug임을, 이 글을 쓰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기쁨...^^;
그럼, 대체 우리가 아는 UCC는 다른 나라에선 뭐라고 한단 말인가요? 해외에서 이른바 'UCC'관련 자료를 찾으려면 어떻게 검색해야 할까요.
답은,
UGC 라고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UCC와 UGC의 차이는 C와 G의 차이입니다. C는 created, G는 generated 입니다.
user가 진짜로 '창작'한 콘텐츠냐, 아니면 그렇게 얘기하긴 곤란하지만 아무튼 '올린' 콘텐츠냐의 차이입니다.
user가 올린 자료라고 해서 전부 그 유저가 '창작'한 자료일까요?
그런데도 왜 국내에서는 'UCC'라는 용어가 아무 문제 없이 통용될까요?
좀 자조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대충 우리끼리 통해서 문제없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풍토, 남이 떠들어서 화제가 되면 별 검증없이 갖다 쓰는 언론의 습관때문이라고 봅니다. 전세계에 IT와 대중문화를 수출해서 먹고 살겠다는 나라에서 세계표준과 동떨어진 용어를 고집스럽게(?) 쓰고 있다는 것은 촌극에 가깝습니다.
User "Generated"냐, User "Created"냐에 대한 둔감증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 자체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글을 쓰는, IT기자 경력이 있다는 저조차도- 남의 글을 가져 올때 '퍼' 옵니다. 전문,사진 등을 다 갖다놓는 게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반면, 미국 등 서구의 블로그나 각종 사이트를 보면, '링크'가 일반적입니다.
"이러저러한 문제에 대해 어디에 가니까 재미있는 글이 있더라. 대충 내용은 이렇다."하고선 링크를 겁니다. 우리네처럼 남의 내용을 통째로 퍼다 놓는다? 그걸 위해 양해를 구하는 일 자체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우리나라 웹의 문화를 결정지은 사이트들 자체가 이런 문화를 배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반발과 견제에 부딪혀) 달라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왼갖 정보는 네이버의 성벽 안에 들어와서 보아야 했습니다. (이른바 Walled-Garden전략의 결과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찾았으면 그 사이트에 가서 보라는 구글의 서비스 컨셉과는 전혀 다르죠. 네이버는 여러가지 '논리'로 무장했지만 그다지 도덕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작은 용어 하나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근차근 곱씹는 과정 없이 훌쩍 웃자라버린 우리 인터넷 문화의 이면이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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