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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법, 죽전·동백지구 분양가 담합 인정

"가격차 있지만 '질적 담합' 이뤄져"

법원이 경기 죽전지구와 용인 동백지구 아파트 건설사들의 분양가 담합 사실을 인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사측에 내린 시정명령에 대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특별7부(김대휘 부장판사)는 15일 죽전 및 동백지구 아파트의 분양가를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건설업체 9곳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건설사들의 담합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죽전지구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들이 수십 차례 논의를 통해 공동으로 최저 분양가를 650만원 이상으로 정한 사실이 인정되며 이는 동시 분양한 신규 아파트 시장의 특성상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동백지구 아파트 건설사들도 여러 차례 분양가를 협의한 데다 소형 및 대형 평형을 제외하며 대체로 평당 700만원 선에 분양가가 몰려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가격을 담합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분양가에 회사별 편차가 있으므로 담합이 아니라는 건설사들의 주장에 대해 "가격이 양적으로 일치하지 않았어도 질적인 일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파트는 브랜드나 입지조건, 마감자재 등에 따라 가치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가격차이 발생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담합 여부를 따질 때에는 회사들이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실제로 경쟁이 제한됐는지 등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서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며 취소를 청구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의 이번 판단은 같은 법원의 또 다른 재판부가 지난달 동백지구 아파트 건설사 D사가 동일한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 "담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결한 것과 엇갈리는 것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또한 이번 판결은 수원지법이 2005년 말 분양가 담합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과도 반대되는 것이다.

재판부는 무죄판결과 관련해 "담합 업체들에게 적용한 법조항에 차이가 있고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려면 엄격한 증거가 갖춰져야 하는 만큼 이번 사건과 동일시할 수 없다"며 "또한 하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는 점만으로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번복할만한 사정이 못된다"고 설명했다.

반도건설 등 5개 건설사는 31차례에 걸쳐 죽전지구 아파트 분양가의 최저가격을 담합했다는 사유로, 계룡건설 등 4개 건설사는 동백지구 아파트 기준가격을 40차례 에 걸쳐 비슷한 수준으로 정했다는 사유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 분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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