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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의 뉴스비평] 뉴스의 시청자 참여

인터넷 SBS 훔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뉴스가 범한 실수들을 지적한 시청자의 글들이 가끔 올라옵니다. 지난주에도 기자들이 아기 호랑이와 아기 사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지적, 성추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의 인터넷 유포를 비판하는 뉴스의 화면에 바로 이 성추행 장면이 나온다는 비판, 미국 민주당을 무슨 근거로 보수적이라고 규정하느냐 하는 질문 등이 올라왔습니다. 

입춘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SBS 8시뉴스는 동물원 직원이 아기 맹수를 안고 나와 어린이들을 맞이하는 정겨운 모습을 전했습니다. 뉴스는 "용기를 낸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아기 호랑이에게 다가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한 시청자는 아기 호랑이가 아니라 아기 사자라고 정정해 주었습니다. 이 아기 맹수는 호랑이의 특징인 이마의 줄무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시청자의 지적이 옳은 것 같습니다. 맹수가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지 호랑이면 어떻고, 사자면 어떠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의 마감공사처럼 기사에서도 이런 디테일이 뉴스의 밀도와 진실성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시청자의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틀림없이 호랑이라고 설명하거나, 아니면 실수였다고 말하거나 간에 기자의 답변이 필요합니다.

지난 1월 30일 SBS 뉴스는 한미 FTA 협상을 전망하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월말에 끝나는 '신속무역협상권' 발휘 시한의 연장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시한이 연장된다고 해도, "보수적인 민주당의 집권으로 미국시장만 더 보호하는 내용이 추가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구분할 수 있는 민주당을 보수적이라고 규정하고,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을 집권했다고 표현한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시청자가 문제 삼은 부분은 '보수적인 민주당'이라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기자가 "민주당이 보수적이라고 한 것은 미국시장 개방에 대한 태도를 의미했던 것인데, 설명이 부족했다"고 설명한 것은 성실한 태도였습니다.

성추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한 고등학교 학생의 자작극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폭력적인 장면을 뉴스로 방영한 것이 지나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 살펴 본 사례들은 부주의에서 오는 비교적 작은 실수들입니다. 이번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 곧 뉴스의 관점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지난 2일 SBS 뉴스는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좀처럼 차를 바꾸지 않는다고 걱정했습니다. 차를 오래 타는 것이 "바람직한 소비문화인 점은 반갑지만 내수경기 침체 걱정에 마냥 기뻐하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판매 된지 10년 넘은 차량이 2000년에는 5%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25.3%로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뉴스의 설명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과거보다 오래 타고 있다는 소식은 대중들의 소비행태에서 진행된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경기침체에 대해 검소한 소비생활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그럼에도 뉴스는 이 소식을 자동차시장 위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도함으로써 소비행태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의미를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소비행태의 변화를 뉴스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보도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시장 위축이라는 관점과 건전한 소비패턴 정착이라는 관점입니다. 이들 중 어느 쪽에 서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뉴스를 다루는 기자가 선택할 일입니다. 이 선택을 통해 그는 자신의 가치관, 더 나아가 SBS 뉴스의 논조를 드러냅니다. 기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논조가 대중적인 공감을 불러오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앵커의 도입 말은 뉴스의 얼굴입니다. 그런데 가끔 도입 말이 뉴스의 몸체와 어긋나거나 무슨 말인지 알기가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 지난 6일 SBS 뉴스는 교복값이 너무 비싸다는 논란과 관련하여 이번 신입생들은 5월부터 교복을 입도록 하겠다는 교육당국의 방침을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공동구입할 시간을 줌으로써 싸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뉴스의 도입 말은 몸체와는 달리 교육당국의 방침이 학부모들에게 부담과 책임을 떠넘기게 될 것을 우려했는데, 싸게 사는 길을 열어준 방침이 왜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재판기사를 보도한 7일 뉴스의 도입 말은 부하 직원에게 "뚱뚱하다"고 말한 직장인에게 법원이 신체적인 비하발언으로 모욕감을 줬다며 벌금형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뉴스의 몸체는 직장 상사는 뚱뚱하다는 말과 함께 모욕적인 심한 표현까지 썼으며, 뚱뚱하다는 말 자체가 아니라 이를 들은 피해자가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심한 표현에 대해 법원이 유죄판결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뚱뚱하다는 등의 말은 삼갈 것을 권한 도입 말은 과장된 표현이었습니다.

사용자, 곧 시청자가 제작한 콘텐츠를 뜻하는 UCC가 인터넷뿐만 아니라 방송 뉴스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시청자가 참여하는 뉴스는 이제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청자 참여 뉴스는 보도국 바깥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자들이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관점을 다듬는 과정을 통해서도 실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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