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눈에 통통한 얼굴, 검정 뿔테 안경.
참, 투박한 외모인데….
가슴을 후벼파는 뜨거운 멜로디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분명 감성을 지배하는 오른쪽 뇌가 발달한 '우뇌족(右腦族)'이거나 EQ(Emotional Quotient:감성지수)가 높을 것이다.
프로듀서 겸 작곡가 조영수(31)는 요즘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히트곡 많고, 가장 돈 잘 벌고, 가장 바쁜 사람'으로 꼽힌다.
SG워너비(광)·KCM(스마일 어겐)·김종국(제자리 걸음)·씨야(여인의 향기) 등의 노래를 히트시키며 2005~2006년 미디엄 템포 발라드를 유행시킨 진원지이기도 하다.
조영수의 노래를 타이틀로 활동하는 가수는 월 평균 3~4명.
이달에만 '미인'을 부르는 이기찬, '안녕'의 KCM, '미워요'의 씨야, '가시리'의 SG워너비 & KCM, '사랑 같아 보여도'의 더 네임, '에버그린'의 PK헤만이 활동중인 데다, 그의 노래를 곧 발표할 이효리와 먼데이키즈까지 총 8팀에 달한다.
지난해 그의 저작권료로 통장에 꽂힌 수익만 8억 원.
SBS 가요대전, Mnet KM 뮤직 페스티벌, 서울가요대상 등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작곡가상을 휩쓸기도 했다.
"어떻게 아시는지, 어머니 휴대폰 컬러링(통화연결음)이 매번 제 노래로 바뀌어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좋아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늘 생각했는데….
요즘 정신없을 만큼 행복하죠.
군 제대 후인 26살 때 작곡가가 될 결심을 했는데, 돈을 떠나 늦게 시작한 만큼 응어리진 게 많았거든요."
최근 조영수는 자신이 쓴 신곡을 여러 가수들이 부른 프로젝트 음반 '올스타(All Star)'를 발표했다.
SG워너비·장혜진·신혜성·KCM·업타운·다이나믹 듀오·씨야 등의 가수들이 흔쾌히 동참했다.
그간 발라드곡을 주로 썼지만 '올스타'는 컨트리·R&B·힙합·아카펠라·오케스트라 연주곡 등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다.
"발라드는 잘할 수 있는 장르이고 사실 R&B·힙합 등 흑인 음악을 좋아해요. 평소 해보고 싶은 음악을 좋아하는 가수들과 작업해 뿌듯해요. 1년에 한번씩 이 음반을 발표할 겁니다."
이중 눈에 띄는 곡은 쿨 출신 유리와 함께 직접 노래한 '영수 & 유리', 솔로곡 '사랑 안녕'.
그는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2학년 시절, 혼성그룹 열두번째테마 멤버로 96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의 소유자다.
"3년 전 영화 '아는 여자' O.S.T에서 '모르죠'란 곡을 부른 적도 있어요. 보컬 욕심은 없지만 노래하는 건 재미있어요(웃음)."
조영수가 작곡가로 이름을 날린 건 2005년부터 햇수로 3년째.
프로 데뷔곡은 2003년 작곡가 박근태 밑에서 쓴 옥주현의 '디스 크러시(This Crush)'와 '이연'.
2년간 박근태와 신화의 '브랜드 뉴(BRAND NEW ), SG워너비의 '사랑하길 정말 잘했어요' 등을 공동 작곡했고 2005년 독립해 수많은 히트곡을 썼다.
지난해 9월 명콤비인 프로듀서 겸 작사가 안영민(28)과 음반제작사 넥스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 자리한 안영민은 "다른 사람보다 영수 형의 멜로디는 월등히 탁월하다"며 "슬픈 노래는 슬프게, 기쁜 노래는 기쁘게 쓴다. 좋은 멜로디가 있어야 좋은 가사가 나오는 것 아닌가. 형 노래는 가사가 수월하게 써진다"고 치켜세웠다.
이 말에 조영수는 "영민이의 가사는 멜로디를 2~3배 듣기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면서 "우린 평생 함께 할 것"이라고 우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조영수에게 날아오는 따끔한 비판도 있다.
상업적으로 '먹히는'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를 유행시켜 대중음악계 종(種) 다양성을 해쳤다는 것.
"제 직업은 작곡가이고 제 음악이 시장에서 돈이 된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같은 장르의 노래가 일제히 쏟아져나왔다는 점에선 책임감을 느끼죠. 음반제작자들이 저를 비롯한 여러 작곡가들에게 미디엄 템포의 곡을 써달라는 주문을 한 탓이죠. 그래서 이후 정재욱의 '들리나요', 이수영의 '이 죽일 놈의 사랑' 등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많이 시도했어요."
"자기 곡을 복제하는 것 아니냐"는 시샘어린 시선도 있다.
그는 "편곡, 템포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다"며 "하지만 내 노래에 완전히 같은 코드는 없다. 멜로디가 겹치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내 것을 손쉽게 '카피'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비난은 그가 다작을 하는 데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히트하는 저력 때문이다.
작사·작곡·편곡한 곡을 모두 합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작품 수만 164곡.
"70~80%는 영감이 떠오르면 5분 만에 곡을 써요. SG워너비의 '내 사람'은 3~4주가 걸렸죠. SG워너비, 저 모두 미디엄 템포 스타일에서 벗어나 음악적인 변화가 필요했던 시점이었거든요. 여러 악기 소스를 이용해 복고적인 멜로디로 탄생했어요."
서울 경문고등학교 시절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반에 눈물 흘릴 만큼 감성적이었던 그의 꿈은 할리우드 영화 음악감독.
9살 때 피아노 교본 바이엘을 뗀 후 악보를 보는 게 싫어 영화음악과 대중가요의 코드를 건반으로 짚으며 심취했던 그는 현재 펼치는 일련의 작업이 향후 꿈을 위한 음악적 토대라고 설명한다.
"돈을 벌어 가장 먼저 산 게 키보드였죠. 음악을 안 하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어요. 언젠가 영화 크레디트에 제 이름 석 자가 올라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곡 써야죠."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