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우등생 위주로 진행돼온 졸업식 관행에서 벗어나 졸업생 모두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이 서울 양재고등학교에서 열린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 양재고에서 열리는 제15회 졸업식에서는 420여명의 졸업생 한 명 한 명이 졸업가운을 입고 단상에 차례로 올라가 최난주 교장한테서 졸업장을 받은 뒤 각반 담임 교사 및 교과 선생님들과 포옹과 악수를 한다.
교장 선생님이 일부 성적 우등생에게만 상장을 주고 나머지 학생들은 '박수부대' 역할만 하는 과거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졸업장을 손에 든 졸업생들은 준비해온 꽃다발을 자신들을 가르치느라 고생한 담임 선생님에게 감사의 표시로 전달하고 부모님에게도 각자의 졸업장을 보여주며 보은의 인사를 한다.
꽃다발 전달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졸업식장 뒤편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에는 해당 학생의 졸업장 수여 장면과 함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양 옆에 설치된 다른 2개의 스크린에는 학생이 선생님이나 부모님, 후배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자막으로 나타난다.
졸업생 각자의 앞길을 축복하는 데 학부모들도 동참한다.
자녀가 졸업 후 늘 예쁘고 아름다운 길을 걷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졸업식장 곳곳에 결혼식장에서나 볼 수 있는 꽃 아치와 꽃길을 만들 계획이다.
졸업식 노래도 CD를 틀지 않고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직접 연주케 하고, 축사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대신 예전에 학생들에게 '공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는 고승덕 변호사를 초청해 축사를 부탁할 계획이다.
학생 개개인에게 수여되는 우등상과 특기자상은 개학식 때 이미 전달됐다.
이런 방식의 졸업식은 서울 일선 고교로서는 처음으로 매년 졸업식마다 상을 받는 10여명의 학생만 주인공이 되고 나머지 학생은 '들러리' 역할만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늘 안타깝게 여겨온 최 교장의 아이디어다.
최 교장은 우등생과 학생 임원 등 몇몇 학생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졸업식은 다수의 학생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모든 학생이 기억할 수 있는 졸업장 수여 장면과 함께 얼굴이 탠을 마련해 주기로 결심했던 것.
최 교장은 "꼭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각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알려야 할 것 같았다"며 "졸업생 각자가 자신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회에서도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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