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흡연자들이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집니다. 서울 강남구는 올해부터 담배 꽁초를 길거리에 마구 버리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의 마찰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김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역 거리.
행인이 살며시 길거리에 담배 꽁초를 버리자 구청 공무원들이 재빨리 달려갑니다.
[강남구청 공무원 : 폐기물 관리법 7조에 따라 과태료 처분해야 합니다. 과태료는 5만 원이고요. 신분증 주십시오.]
[단속된 시민 : 일부러 버린 게 아니라, 툭 건드려서 떨어질 수 있다니까,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그걸 범법자로 몰면 안 되지.]
또 다른 사람은 아예 달아나려 합니다.
[아, 왜요? 화장실 가려고요. 건드리지 마세요.]
강남구는 지난 94년에 제정된 구 폐기물 관리 조례를 근거로 과태료를 매기고 있습니다.
올 초 구청장 지시에 따라 구 공무원 천3백여 명 가운데 250명이 나서 매일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속 이후 거리가 조금 깨끗해졌다는 시민들이 늘었습니다.
[전창호/서울 강남구 주민 : 많이 달라졌어요. 학원 앞에 꽁초 천지였는데, 꽁초가 안 보여요.]
하지만 계도하는 대신 과태료부터 부과하는 건 행정 편의주의 아니냐는 반발이 끊이지 않습니다.
[단속된 시민 : 갑자기 지켜보고 있다가 '옳다구나' 하면서 뛰어나와서 단속한다고 무작정 하는 것 보다는, 시민 의식 자체를 높이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를 찾는 게..]
[강남구청 공무원 : 그런 절차가 저희한테는 없습니다. 과태료 처분을 해야 되거든요.]
강남구는 지난 한 달 동안 9천5백여 건을 단속해 모두 4억 7천여 만원의 과태료 징수 실적을 거두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