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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수능시험 SAT 문제 '한국서 유출' 의혹

<8뉴스>

<앵커>

미국 대학에 가려면 우리의 수능시험처럼 SAT 라는걸 봐야 하는데, 이 시험은 전세계에 걸쳐 같은 날, 같은 문제로 치러집니다. 그런데 올해 1월 시험에서 1년 전 문제가 그대로 출제된데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보가 사전에 나돌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호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일부 어학원에서 지난 25일쯤 배포된 것으로 알려진 2005년 12월형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SAT 문제지입니다.

대다수 문제들이 지난 주말 실시된 2007년 1월 공식 시험에서 그대로 다시 출제됐습니다.

[학부모 : 아이가 친구와 전화통화하는데 내가 이거 봤던 문제라고 했는데 이것은 똑같다는 답을 아이에게 들었고요.]

이런 사실이 응시자 사이에 널리 알져지자 한국 SAT 감독관들이 실태 조사에 착수했고 두 문제지가 거의 같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SAT는 문제 은행식으로 시험 문항을 정하기 때문에 반복 출제에 대비해 시험 뒤 문제지를 철저히 회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전문학원들은 응시자들로 부터 시험 문제에 대한 정보를 그동안 폭 넓게 수집해왔고, 모 어학원은 문제의 2005년 시험지를 같은 방법으로 구했다고 말합니다.

[어학원장 : 유학생들일 가능성이 있고, 다른 학원에서 여기 없는 것 같아요 하면서 갖고 오는 경우도 있고, 국내에서 들어왔는지, 외국에서 들어왔는지 그것도 저희는 파악할 수가 없어요.]

SAT 시험은 각 국의 시간대에 맞춰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전 세계적으로 치뤄지기 때문에 응시생들이 암기한 한 두 문제 정도는 유출될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지 전체가 그대로 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같은 문제를 통째로 반복해 출제한 시험 주관사에 대한 불만과 함께 시험의 무효를 주장하는 집단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험생 : 미리 시험문제를 본 학생들 때문에 불이익을 받게 되니까 화가 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지난 해에는 서울의 한 외고에서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SAT 시행 자격을 박탈 당하기도 했습니다.

계속되는 신뢰도 문제는 결국 우리 학생들의 해외 대학 진학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장영준/중앙대 영문과 교수 : 한국 학생들이 너무 잘하다 보니까 역차별, 쿼터를 정한다든가 그런 문제가 생기는데 한국의 평가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이번 시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시험 전체의 무효화나 한국 학생 전체에 대한 불이익까지 나올 수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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