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개봉해 수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영화 '가을로'!
영화 속에서 주인공에게 옛사랑의 상처를 치유해 준 것은 10년 전 연인이 남긴 낡은 다이어리 한 권, 그리고 그 안에 빼곡이 적혀 있는 추억이었습니다.
서울시내 대형서점, 대목이라는 연말도 지났지만 요즘 이곳에는 다이어리가 웬만한 베스트셀러보다 잘 팔립니다.
10년 전 오늘 무엇을 했는지 돌이켜 볼 수 있다는 10년 다이어리부터, 화려한 캐릭터 다이어리까지.
종류만 250여 가지가 넘는데요.
한동안 미니홈페이지에 글과 사진을 등록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열광했던 세대들이, 이제는 속마음을 채울 수 있는 진짜 일기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우일/서울 봉천동 : 기계에 너무 길들여진 그런 느낌들을 지우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느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런 재미 때문에 보러 나왔습니다.]
[김조은/서울 창동 : 이 안에는 나름대로 내 감정을 담은 서체로 기록할 수 있고 전시회나 공연이나 친구들과 함께 했을 때 그 자취를 남길 수 있는 티켓도 붙일 수 있고...]
조금 더 손맛이 그리운 소비자들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 다이어리의 인기가 높습니다.
수제 다이어리는 일일이 손으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기간만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걸리는데요.
가격은 보통 2만 원에서 3만 원 사이.
하지만 특별히 주문을 하는 경우에는 수십 만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현임순/서울 성수동 : 저 개인적으로는 빨간색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빨간 표지의 예쁜 무늬가 있는 걸 갖고 싶기는 해요.]
다이어리 열풍이 계속되자 출판사들도 다이어리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요즘 잘 팔린다는 자기개발서가 4만 부 가량 나갈 때 다이어리는 그 두 배 가까이나 팔리기 때문에 출판계의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데요.
[황형식/다이어리 출시 출판사 : 작년에 저희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캐릭터 다이어리는 6만 부 이상이 팔려서 웬만한 베스트셀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올해 다이어리 시장은 작년 매출규모의 두 배에 이르는 약 400억 원대.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요즘, 보다 인간적인 것에 대한 향수를 찾는 아날로그 바람은 다이어리 시장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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