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우리 역사에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될 추악한 범죄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유신정권 당시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이른바 제 2차 '인혁당 사건'에 연루돼 사형이 집행됐던 여덟 사람에 대해 32년만에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해 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가 피고인들의 혐의를 포함해 당시 사건이 총체적으로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찰과 중앙정보부 등 당시의 수사기관들이 몽둥이와 물, 전기 고문 등 폭력과 가혹 행위로 허위 자백을 이끌어 내 유신을 반대하던 피고인들을 사형시켰다는 것입니다.
통탄을 금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는 순간 법정은 눈물로 뒤범벅이 됐다고 합니다.
명예 회복은 됐다고 하지만 이미 흙으로 돌아간 사람들에게 이제와서 무죄 판결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당시 피고인들은 대법원의 사형 확정 판결 18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형이 집행됐었습니다.
이때문에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1975년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하는 일까지 벌어졌었습니다.
30년 전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였습니다.
'빨갱이' 가족으로 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억울함에 밤을 지새웠을 유가족들에게 뭐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도 가난해서 아침에 눈 뜨는 것이 두려웠고 가난과 주변의 냉대와 핍박이 또 그 가난보다 더 고통스러웠다는 유가족들의 얘기가 가슴을 메이게 합니다.
이제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게 국가권력이 할 일입니다.
끝으로 '인혁당 사건'을 다시 조명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와 재심을 맡았던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가 오욕의 역사를 바로 잡은 점을 평가해 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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