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8시30분(이하 현지시간) 태국 휴양지 파타야 해변에 경찰 수십 명이 출동했다. 500여 명의 인파가 태국 방송사 채널9의 라디오 프로그램 공개방송 '더 씨드 쇼(The Seed Show)'를 보기위해 몰려든 탓.
"싸왓디 카(안녕하세요), 싸왓디 카~."
이날 무대의 오프닝 게스트인 5인조 신인 여성그룹 베이비복스 리브(BABYVOX Re.V, 안진경 24ㆍ양은지 24ㆍ황연경 22ㆍ한애리 22ㆍ명사랑 17)가 태국어로 인사하자 한 경찰은 한국 취재진을 향해 무대를 가리키며 웃음을 보냈다. 태국 여성관객 파지(30) 씨는 "2년 전 베이비복스가 태국에 왔을 때 TV로 본 적이 있다"며 신기해 했다.
베이비복스 2기인 이들은 베이비복스의 히트곡 '우연'에 이어 1집 수록곡 '네버 세이 굿바이(Never Say Goodbye)'와 타이틀곡 '쉬(Shee)'를 연이어 불렀다. 한국 중년 관광객들은 "쥬얼리다, 쥬얼리"라며 반가워하는 눈치. 28일 한국 지상파 방송(SBS TV '생방송 인기가요') 데뷔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얼굴을 몰라본 탓이다.
공연이 끝나고 방콕으로 돌아오는 길, 베이비복스 리브의 버스를 한 대의 승합차가 추격했다. 태국 팬들이 탄 승합차는 멤버들이 방콕 시내의 래디슨호텔에 2시간 반이 걸려 도착하자 멈춰섰다. 이들은 호텔 로비에서 멤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서야 발길을 돌렸다.
19일 이곳에서 데뷔 음반을 발표, 방콕 최대 음반사 GMM그래미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유명 남성잡지 '맥심(MAXIM)' 태국판 표지 촬영 및 각종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는 등 이틀째 강행군인 베이비복스 리브와 20일 밤 호텔에서 마주했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태국 공연을 통해 보완할 점이 있다고 느꼈나.
▲무대 경험이 부족해서 매번 긴장된다. 긴장감을 자신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아직 무대에 오르면 앞이 캄캄하다. 카메라에 불 켜지는 것도 잘 모를 정도다.(리더 안진경)
--격렬한 춤을 추며 라이브를 소화할 자신은 있나.
▲긴장되지만 연습을 많이 해 연습량을 믿을 것이다.(명사랑)
한국 무대가 가장 기다려진다. 몽골, 중국, 태국 쇼케이스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 중국 쇼케이스에서 5곡 모두를 라이브로 소화했듯이 한국에서도 라이브로 무대에 오를 것이다. 신인이지만 '당차네'란 느낌을 전해주고 싶다.(안진경)
--한국은 물론 태국에도 해체한 베이비복스 팬들이 많아 '안티 팬'이 생길 소지가 높은데 이를 피할 대책이 있나.
▲안티 팬들에겐 설령 라이브를 해도, 립싱크를 해도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런 부담있지만 이들의 비판도 채찍질이라 생각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극복할 것이다. 안티 팬을 우리의 팬으로 만들겠다.(안진경, 한애리)
--눈에 띄는 멤버가 있다. 그룹 투야 출신 안진경, 탤런트 양미라의 동생 양은지, 독일계 혼혈인 명사랑이다.
▲한번 실패해봐서 이것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주위에선 '쟤 무섭다. 일 저지르겠다'고 하더라.(웃음) 2001년 투야 활동 이후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데 스스로도 강해지고 독해지는 걸 느낀다.(안진경)
미라 언니 도움 많지만 나와 다른 분야여서 서로를 비교해도 부담은 없다. 연예계에선 언니가 가장 가까운 선배지만 가요계에 대해선 잘 몰라 멤버들과 늘 상의한다.(양은지)
한국에서 태어나 6살 때까지 살다가 이후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초등학교를 다녔다. 11살 때부터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독일 학교에 다녔다. 완전히 체류하기 위해 한국에 온 건 지난 해다.(명사랑)
--베이비복스를 능가할 비장의 무기가 있나.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전자제품도 새로 나오면 기능이 추가돼 업그레이드 되지 않나. 우리도 음악과 언어실력 등에서 베이비복스 선배들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명사랑이 영어ㆍ독일어 등 4개국어, 안진경 언니가 일본어, 나머지 멤버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어 다국적 그룹이 될 채비를 갖췄다.(한애리)
--타이틀곡 '쉬'의 댄스가 무척 파워풀하다. 골반을 섹시하게 흔드는 일명 '힙 쉐이킹' 댄스가 인상적이던데.
▲가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무를 짰다. 멜로디만 듣고 연습하다 우리의 아이디어로 이 춤이 탄생했다. 뒤를 돌아보며 힙을 흔드는 이 동작의 랩 가사가 '쉐이크 잇 쉐이크 잇(Shake It Shake It)'이어서 춤 이름을 붙였다. 또 '왓 유 게스(What you guess)~'란 노래 가사에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객석을 향해 찌르는데 '관객 한명을 찍어 내 눈을 보라'는 제스처다.(안진경)
--보아ㆍ쥬얼리 등 여러 가수의 춤이 복합된 느낌도 있다.
▲누구의 춤을 따라한 것이 아니라 파워와 섹시, 두가지를 조합하려 노력했다. 노래의 리듬ㆍ박자에 따라 때론 강렬하게, 때론 섹시하게 보일 안무를 짰다.(안진경)
--숙소 생활이 고되진 않았나.
▲소속사(DR뮤직) 사무실이 1층, 숙소가 2층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연습실에 가 춤을 추며 노래하는 연습을 자정까지 반복했다. 표정과 개인기 연습도 했다.(황연경)
--태국에서 여성 팬이 많아 인상적인데 그 이유가 뭔가.
▲태국 여성들은 아직 개방적이지 못하다고 들었다. 우리가 무대에서 파워풀하고 섹시한 면을 보여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아닐까.(양은지)
한국드라마 등 한류 문화를 주로 여성들이 소비해 가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 같다.(안진경)
--이제 막 데뷔했으니 목표도 클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한 면이 많지만 베이비복스 선배들처럼 아시아권에서 인정받고 싶다. 나아가 비 등 미국에 진출한 가수들처럼 미국ㆍ유럽 시장도 도전해보고 싶다.
(파타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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