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지난 87년, 6.29 국민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고 박종철씨 고문 치사 사건이 내일(14일)로 20주기를 맞습니다. 오늘부터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87년 6월 항쟁을 촉발시킨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한 청년의 싸늘한 주검 앞에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오연상/중앙대 교수(고 박종철씨 최초 검안 의사) : 바닥에는 물이 흥건했고 박종철 군은 물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처럼 상체, 머리카락이 다 젖어 있었습니다.]
경찰의 물고문으로 박 씨가 숨을 거둔 지 내일로 20년입니다.
경남 양산 통도사 성전암에서는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법회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넋을 기리며 민주화를 위한 그 뜻이 잊혀지지 않기를 기원했습니다.
[박정기(78세)/고 박종철씨 아버지 : 20주기를 맞아 민중의 함성을 다시 듣는다고 생각하고 참석해 주었으면 좋겠다.]
고인의 모교인 부산 혜광고등학교에서도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어린 후배들은 민주주의와 자유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겼습니다.
[김동주/부산 혜광고 2학년 : 민주주의를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치열하게 사신 모습을 본받고 싶습니다.]
박 씨와 같은 억울한 희생들을 계기로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로부터 20년 동안 민주주의의 기본 틀은 갖췄지만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박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외형적인 민주주의는 실현됐지만 내용적인 민주주의를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의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종철 기념사업회는 내일 박 씨가 숨진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추모식을 가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