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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근 "연개소문이 바로 접니다"

SBS '연개소문'서 장년 연개소문 바통터치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KBS 1TV '대조영'과 함께 주말 저녁 사극 시청자들을 몰고다니는 SBS TV '연개소문'(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한)의 타이틀 롤 연개소문이 13일 55회부터 이태곤에서 유동근(51)으로 교체된다.

연개소문의 청년 시대가 끝나고 장년 시대가 전개되는 것. 그와 함께 본격적으로 연개소문의 활약상이 펼쳐지게 된다.

'연개소문'의 1~2회에 방영된 안시성 전투 장면을 통해 잠깐 모습을 드러냈던 유동근은 그간 쉬면서 시청자로서 '연개소문'을 감상하다 일주일 전부터 촬영에 다시 합류했다.

9일 오후 6시 탄현 SBS 제작센터에서 만난 유동근은 극중 연개소문을 돕는 비밀결사단체 조의의 검정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간 시청자 입장에서 '연개소문'을 지켜봤는데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고구려를 조명하는 사극으로서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제작진의 모습이 무척 좋아보였다"면서 "부분적으로 시행착오도 있긴 했지만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이 드라마가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나라가 멸망하고 당나라의 개국 혼란기에 중국을 탈출한 연개소문은 조의의 인도를 받아 백두산으로 들어가 몇 년을 지내며 심신을 수련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이 몇 년이 지난 후 청년에서 장년으로 변신한 연개소문을 선보이며 그가 하산하는 장면에서부터 제2막을 연다.

다음은 유동근과의 일문일답.

--드라마에 어떻게 등장하게 되나.

▲백두산을 내려와 광개토대왕비 앞에서 삼족오(고구려의 국조)의 역사를 되새기며 평양으로 발길을 돌리는 장면에서부터 등장한다.

--청년 연개소문의 연기가 어땠나.

▲이태곤 씨가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마지막 촬영날 꽃다발을 주며 격려를 해줬다. 이런 대작에서 어려운 역을 맡은 후배의 용기가 대견스러웠다.

--촬영을 재개하니 어떤가.

▲1~2회 때 전쟁신을 찍느라 3개월간 촬영하며 고생했는데 지금은 한 회 한 회가 힘들다.(웃음)

--지금까지는 '연개소문'에서 정작 연개소문 얘기는 별로 없고 수양제가 부각된 면이 있었다.

▲연개소문을 그린 드라마라고 해서 연개소문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를 그리기 위해서는 수나라는 분명히 다뤄야하는 부분이고 실제로 수나라 역사 30년이 고구려를 무찌르기 위해 힘을 쏟으면서 쇠퇴해간 것이기 때문에 수양제 얘기를 제쳐두고 연개소문의 이야기를 그릴 수는 없는 것이다. 난 오히려 수양제 얘기를 다뤄줘 고맙게 생각한다. 또 내가 연개소문 역이긴 하지만 연개소문을 너무 미화시키는 것도 피해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연개소문을 위시한 역사 배경에는 영웅이 많이 등장한다. 앞으로도 당태종 이세민이 왜 오늘날 영웅으로 평가받는지를 우리 드라마에서 집중적으로 설명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연개소문 1인극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양제를 조명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조영'에서 연개소문을 맡은 김진태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진태 선배님이 무척 잘하셨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대조영'에서 연개소문의 죽음이 너무 빨랐다. 좀 더 길게 가도 되는데…. 김진태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나와 비교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분께서 오랜만에 자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역을 맡으셔서 보기 좋았다. 그러나 그분과 나는 체구나 발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어 아무래도 내가 연기하는 연개소문과는 다를 것이다. 선후배 연기자가 연기하는 연개소문을 비교하는 시청자들의 재미가 어느 선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애초 부인 전인화와 동반 출연 계획도 있었는데 무산됐다.

▲처음에는 같이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의기투합했지만 막상 작가가 시놉시스 작업을 하다보니 어려워지게 됐다. 이환경 작가는 남성적 가치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편이라 그 과정에서 전인화 씨는 출연을 안 하는 것으로 됐다. 지금은 옆에서 나를 후원하고 관리하며 아이들 엄마로 지내고 있다. 우리 드라마에 여자 배역은 딱 2개 뿐이라 촬영장에서 남자 배우 30~40명에 둘러싸인 여배우들을 보면 안쓰럽다.(웃음)

--본인이 생각하는 연개소문은 어떤 인물인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연개소문이라…. 없다. 바로 나다. 연개소문은 바로 나다.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에 연개소문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사실 나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인간적인 연개소문을 그리겠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말보다는 솔직하게 머리가 멍하게 비어있다. 내가 어떤 연개소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매회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할 뿐이다.

오늘 입은 조의 의상도 대관령을 오가는 바쁜 촬영 와중에 서너번 바꿔가며 결정한 옷이다. '주몽'처럼 화려한 의상도 아니고 '대조영'처럼 멋진 의상도 아니지만 그런 작업을 통해 우리의 노력이 스며들어있다. 그런 하나하나의 작업을 힘들게 생각하지 않고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연개소문'의 세트장에 오면 자연스럽게 연개소문이 된다. 열심히 하겠다.

--부인 역으로 출연할 이세은(27)과 나이차가 많이 난다.

▲그 부분은 여러분들이 배우들의 나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는 배역과 배역의 약속이다. 나이 차이는 연기술로 극복해야할 문제다. 그런 면에서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

--장년 연개소문의 등장과 함께 시청률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가.

▲예전에는 화면이 멋지면 점수를 주셨는데 요즘은 시청자들이 '저들이 제대로 알고 찍는가'를 본다. 시청자들의 눈이 살아있다. 시청률이 오르면 나도 물론 좋다. 그러나 그것을 어찌 알겠는가.

--그간 사극에 많이 출연했다. 기억에 남는 드라마, 역은 무엇인가.

▲KBS 대하드라마의 원초적 뿌리가 된 '용의 눈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조광조 역이나 대원군 역은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역이다. 그간 수양대군, 연산군 등 많이 해봤다.

그런데 갈수록 힘에 부쳐서….(웃음) 사극은 파워가 뒷받침되야 한다. 몇날며칠을 이어서 촬영해야하고 10~20장의 대사를 암기해야하니 대단한 집중력과 파워가 요구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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