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9일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4년으로 줄이면서, 대통령 선거 주기도 총선과 일치시키자고 제의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서로 달라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동안 반복되는 선거로 인해 국력이 낭비되고 심지어 국정혼란이 초래된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대선은 5년, 총선과 지방선거는 4년마다 치러지고, 총선과 지방선거도 각기 다른 해에 치러져 대통령은 재임 상당기간을 선거 분위기에 파묻혀 국정에 전념할 수 없게 된다는 것.
1987년 5년 단임제 도입 이후 노태우 정부에서부터 참여정부에 이르기 까지 모든 정부는 3차례씩의 선거를 치러냈다.
지난 87년 이후 20년 동안 선거가 없었던 해는 8년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 기간에 선거 때문에 나라가 온통 들썩였던 셈이다.
청와대는 이런 폐해 때문에 정권 평가적 성격을 갖는 선거로 인해 선거가 있는 해면 정당의 정치행위가 온통 선거에 맞춰져 정쟁이 일상화·구조화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어차피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선거라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동시에 대선 및 총선 주기를 일치시켜 부작용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것이 노 대통령의 생각일 듯 싶다.
청와대는 또 대통령의 임기를 국회의원과 같은 4년으로 조정하면 선거에 따른 정치적 갈등과 정치·사회적 비용 감소는 물론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 대화와 타협의 생산적 정치가 어려워 결국 국정의 효율성과 안정성, 연속성, 책임성을 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임기 일치' 소신은 작년 2월26일 출입기자단과의 산행에서 드러난다.
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임기 5년이 제도적으로 긴 것 같다. 지금 제도로는 임기 중간에 선거를 자꾸 하는 것이 국정운영에 합리적이지 않고 일하기에 아주 곤란하다. 하던 일이나 하려는 일들을 선거 때문에 중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 국정이 굉장히 흔들리게 된다"며 잦은 선거에 대한 폐해를 지적했다.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현행 5년의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자체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해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고 한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부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주기를 일치시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중심제를 하고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13개국 중 미국, 브라질 등 12개국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주기를 일치시키고 있고, 9개국에서 동시 선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대통령(7년)과 국회의원(5년)의 임기 차이로 인해 선거주기가 다른 점이 여소야대와 이로 인한 동거정부 빈발로 국정의 비효율성을 유발했다는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단축해 국회의원 임기주기와 일치시켰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