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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담화 발표 전 '철통 보안' 유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관련 대국민 특별담화는 9일 오전 발표 예고 때까지 '철통 보안'에 부쳐졌다.

'9일 오전 TV 생중계를 통한 대통령 특별담화'라는 형식과 시기가 이날 아침 노 대통령이 참석한 참모회의에서 결정된 뒤 특별담화문에 대한 최종 문안 작업이 진행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별담화 발표 시점도 노 대통령이 결정했으며, 그 전까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일부 관계 수석·비서관들만이 그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각료 가운데에는 한명숙 총리가 사전에 언질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이 담화 발표에 앞서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여권 핵심부의 의견 수렴 등 내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2005년 7월 대연정 제안 당시의 실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 대통령은 연정에 관한 생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여당 고위 관계자들에게 연정의 필요성을 거론했다가 그 사실이 여당을 출처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제안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결국 뜻을 관철하지 못한 바 있다.

반면 이번에는 노 대통령의 발표 결심이 표명된 직후 각 방송사에 청와대 춘추관에서의 발표 생중계를 요청하는 과정에서야 언론에 알려졌을 뿐 청와대 내부 기획단계부터 철저히 보안이 유지됐다.

물론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선 지난 연말부터 "정초 노 대통령이 개헌 제의 등 모종의 결단을 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기는 했으나 그동안 노 대통령이 개헌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낮다고 보는 이가 많았다.

이 때문에 청와대의 대다수 비서관들도 담화 발표 소식에 "무슨 일이냐"고 주위에 경위를 묻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정치 관련 담화문을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4월25일 한일관계 관련 특별담화를 발표했으며, 앞서 2003년 3월20일 이라크전 관련, 2004년 5월11일 직무복귀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적이 있다.

오전 8시30분 언론 보도를 통해 노 대통령의 담화 발표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 각 정당에서도 담화문에 담긴 내용이 뭘 지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등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9시를 넘기면서 여권 고위 관계자의 입을 통해 노 대통령이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 등으로 고치는 헌법 개정을 제안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잇따랐지만 일각에서는 개헌과 함께 노 대통령 자신의 임기를 단축한다는 연계설이 돌기도 했다.

개헌 제안의 엄중함을 의식한 듯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은 오전 11시30분으로 예정된 대통령의 담화 발표 전까지 일절 언론의 전화취재에 응하지 않으며 함구로 일관했다.

기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자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오전 8시45분쯤 춘추관으로 나와 "11시30분에 대통령께서 정치적 의제에 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내용은 9시에 시작하는 국무회의 말미에 국무위원들에게 말씀을 할 것"이라고 밝힌 뒤 자리를 떴고, 노 대통령의 담화 발표 내용은 국무회의 개의 시점에 이 비서실장을 통해 여야 각 당 지도부에 통보됐다.

이날 오전 9시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한 총리가 개의에 앞서 "국무위원들은 의안을 설명할 때 다른 때보다 간단하게 해달라"며 주의를 환기시켰고, 노 대통령도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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