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scene) 1, 레디∼액션"
영상 다큐멘터리 감독 이병화(13.고양 풍산초교 6년)군의 액션 사인에 같은 학교 학생 10여명이 일제히 맡은 연기와 역할을 시작했다.
부서진 책상을 이리 저리 살펴본 뒤 "어떻게 고쳐야 하느냐"며 자기들끼리 토론하다 여의치 않게 되자 선생님에게 달려 간다.
그러는 사이 카메라를 맡은 최동환(13.6년)군은 스튜디오 안을 열심히 뛰어 다니며 '열연'하는 친구와 동생들의 표정 하나 하나를 카메라에 담았고 마이크를 맡은 이지우(13.6년) 군도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내느라 바쁘기만 하다.
학교 시설물 애용 방안에 대해 친구들을 인터뷰를 하고 "학교 시설물은 모든 학 생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물인 만큼 자신의 물건처럼 아껴쓰자"는 교장 선생님의 훈시도 촬영했다.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풍산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인터넷 영화체험교실 촬영 현장으로, 이 학교 3-6학년 학생 15명은 '학교시설물을 애용하자'는 제목의 2분짜리 영상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시나리오대로 한 컷, 두 컷 영상을 찍어 나가며 때론 감독이 연기 지도를 하고 촬영감독도 배우들에게 이런 저런 요구를 해대는 모습이 영락 없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이다.
강추위로 창문에 맺혀 있는 살얼음을 녹일 만큼 열기로 가득했다.
이 학교가 인터넷 영화체험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4월로, 확대된 방과후 교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교장 선생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영화전문 강사를 초빙, 한 주에 4시간씩 모두 48주 과정으로 영화제작의 기초부터 편집까지 가르쳐 아이들에게 '아카데미상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1년 이상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고급반과 처음 수업을 듣기 시작한 학생들을 위한 초급반으로 구분돼 있다.
이론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스스로 토의해 직접 줄거리를 만들고 역할을 배분한 뒤 배운 대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만들어 내게 된다.
유상재(40) 선생님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를 영화로 만들어 보면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영화교실 학생들이 1년동안 제작한 결실을 다른 학생들에게 뽐낼 수 있도록 학교 홈페이지에 영화 교실 코너도 따로 만들었다.
이런 시간 투자와 노력은 상(償)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재작년 8월 제1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초등영상 공모 부문에서 당시 5학년이던 최동환 군이 제작한 '학교시설물애용'이 우수상을 받는 등 각종 학생영화제에서 모두 6차례나 상을 받았다.
올해 처음 참여한 3학년 정채민(10)군은 "영화제작이 정말 재미있긴 하지만 카메라 조작이 너무 어렵다"며 "30년 뒤에 맥컬리 컬긴이 나오는 '나홀로 집에' 같은 영화를 만들어 아카데미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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