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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에…명품에…'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송년회

<8뉴스>

<앵커>

반가운 사람들과 한해를 돌아보는 송년회. 하지만, 체면치레에 재고 따지느라 그저 반가울수만은 없는 게 우리 송년회 모습이 됐습니다.

신 송구영신 시리즈 세 번째, 유병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

30대 후반의 가정주부 서 모씨가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상담후 서 씨는 단 10분만에 주름살 제거치료를 받았습니다.

줄줄이 잡혀 있는 송년 모임이 서 씨를 성형외과로 이끌었습니다.

[서 모 씨/주부 : 작년 송년모임에 갔었는데, 제 또래 친구들이 너무 젊고 예뻐 보이는 거예요. 속상했었거든요.]

서울 반포동의 한 명품 대여점에도 송년회를 준비하는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이 모 씨/주부 : 연말모임에 나가면 말은 안 하지만, 외제차 타고 오고, 명품 가방 들고, 명품 옷 입고 오고…. 서로 신경쓰이거든요.]

명품 드레스 여러벌을 입어보고서야 만족하는 표정입니다.

외모가 신경쓰이는 20대 여성에서부터, 남편의 직업까지 비교하는 30대 가정주부까지,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송년회 모임이 즐겁기 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입니다.

[조정화/서울 신도림동 : 예전에는 못생겼던 친구들이 성형을 하거나 살을 빼서 예뻐져서 나타나면 그런걸 보면서 저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고.]

[30대 직장 여성 : 변호사나 의사처럼 전문직 남편을 둔 친구들은 1년에 서너 번씩 그리스, 이탈리아, 어디 어디를 여해가는데, 내년에는 꼭 같이 가자(고 해요.) 그런데 남편이 일반 직장 다니면 그런 돈이 어디 있습니까?]

송년회 스트레스는 남성도 마찬가지.

갓 취직한 20대 이 모 씨는 올해는 자신있게 송년회에 갈 수 있습니다.

[이 모 씨/회사원 : 취직 잘 한 친구들은 잘난 체하고 떵떵거리고 하는데 꼴 보기 싫더라고요. 올해는 제가 취직을 해서 자신있게 송년회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집마련은 송년회 화제에서도 빠질 수 없는 남성들의 고민거리.

[황 모 씨/회사원 : 부모님 잘 만나서 경제적 지원 잘 받아 좋은 집 사서 1억원씩, 2억원씩, 많이 올랐다는 얘기 들으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보다 물질적인 성취를 더 앞세우는 우리 세태가, 한해를 돌아보는 송년모임을 스트레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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