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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피는 아이 뒤에 담배 사다주는 어른 있다

초·중생들, 노숙자에 웃돈 주고 담배 사서 피워

<8뉴스>

<앵커>

중학생이나 더 나아가서 초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 이젠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만, 대체 이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담배를 살 수 있을까? 궁금하실 텐데, 아이들에게 담배를 사다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 충격적인 현장 유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 주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가 골목길로 사라집니다.

한 아이는 망을 보고, 그 뒤로 다른 아이가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손에 냄새 배는 걸 막기 위해 젓가락으로 담배를 집고 있습니다.

[흡연 어린이 : (담배) 피우다가 맛 없어서 그냥 끊으려고 약한 걸로 했어요.]

학생들이 담배를 숨겨둔 곳은 화장품 속, 담벼락 밑, 누전 차단기.

[흡연 어린이 : (담배 피우다가 걸린 적) 전혀 없어요. (부모님은 제가) 진짜 모범생인 줄 알아요.]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담배를 구할까.

서울의 한 공원.

아이들이 노숙자에게 접근합니다.

[흡연 어린이 : 일단 신호를 보내요, 그러면 노숙자가 와요. 담배 원가가 2,100원이면, 그 상태에서 (노숙자에게) 1,000원 더 드리면 사 주세요.]

아이들이 돈을 건네자, 노숙자는 담배를 사러 갑니다.

노숙자는 사온 담배를 아이들에게 건네주고 심부름 값으로 지폐를 챙깁니다.

노숙자는 뭐가 잘못이냔 반응입니다.

[노숙자 : 3,500원. 1,000원 먹는 거야, 1,000원. (아이들이) 담배 사달라고 했어요. 뭐 나만 사줘? 여기에서?]

초등학생의 흡연실태는 점점 심각해집니다.

고교 3학년 흡연 경험자 가운데 13.3%가 초등학교 때 흡연을 시작했다고 답했습니다.

[초등학생 : 담배 피우는 애 많아요, 아주. 다 알아요, 피우는 것을. 선생님도 알아요.]

[블랙스톤, 레종, 말보로, 더원, 디스플러스, 던힐. 속들이. 겉들이. 폐까지 연기를 마시는 것...]

점점 연령이 낮아지는 청소년 흡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석희/보건교사협의회 회장 : '내 자식은 피우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뿐이지, 결국은 내자식이라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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