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로 피살된 전직 옛소련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영국 당국은 모스크바행 비행을 해 온 브리티시 항공 여객기 세 대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존 레이드 영국 내무장관은 이 물질이 리트비넨코 암살에 쓰인 폴로늄 210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리트비넨코의 측근들은 이 발표가 리트비넨코 암살자는 러시아에서 왔다는 추측에 신빙성을 더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푸틴 비판가로 활동해온 리트비넨코는 지난달 1일 런던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 차를 마신 뒤 쓰러져 지난달 23일 숨졌습니다.
그는 숨지기 전 암살의 배후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했으나, 크렘린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한 바 있습니다.
한편 예고르 가이다르 전 러시아 총리를 치료중인 의료진도 가이다르 역시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야당 소속으로 자유주의 성향인 가이다르는 리트비넨코가 숨진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아일랜드에서 한 회의에 참석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리트비넨코가 독극물에 중독된 날로 보이는 지난달 1일 그를 만난 전직 KGB 스파이 루고보이는 한때 가이다르 전 총리의 경호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습니다.
90년대 초반 가이다르와 러시아 경제개혁을 주도했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통합에너지시스템 사장은 가이다르의 일도 리트비넨코 사건과 역시 푸틴 비판가로 유명했던 여 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암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터키를 방문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현지시간으로 어제(30일) 오후 이스탄불의 이슬람 사원인 블루 모스크를 방문했습니다.
가톨릭 교황의 이슬람 사원 방문은 지난 2001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이번 방문은 지난 9월 이슬람교 폄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교황이 화해의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그러나 무슬림들은 교황이 블루 모스크와 함께 한때 교회였던 아야 소피아 박물관을 방문하는 등 정치적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황이 블루 모스크를 방문할 때, 충돌을 우려한 터키 당국은 삼엄한 경비를 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