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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억 들여 만든 노점상 건물 '무용지물' 왜?

임대료 놓고 '강남구-노점상' 갈등

<8뉴스>

<앵커>

기동취재, 오늘(22일)은 서울 강남구의 터무니없는 예산낭비 실태를 고발합니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이른바 '노점상 건물'을 지었는데, 정작 노점상들이 입주를 거부해서 두 달째 텅 비어 있습니다.

김용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3년 서울 강남구는 테헤란로의 노점상 1백여 곳을 철거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생계를 잃은 노점상들은 거센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자 강남구가 서둘러 내 놓은 대안이 이른바 '노점상 빌딩' 입니다.

건물을 지어줄테니 들어와서 장사를 하란 취지였습니다.

지난 9월 역삼동에 노점상 빌딩이 완공됐습니다.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연면적 1천 평 규모입니다.

구 예산 165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빌딩은 지금까지 텅 비어 있습니다.

[건물관리인 : 관리인만 현재 3명 있습니다. (전혀 입주가 안 됐나요?) 네. 빈 건물입니다.]

노점상들이 임대료가 비싸다며 입주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강남구가 제시한 임대료는 3평 기준으로 한달에 최소 15만 원.

하지만 노점상들은 강남구가 당초 무상 임대를 제시했었다며 8만 원 이상은 낼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영광/서초·강남 노점상 연합회 : 우리가 원하는 곳에 가서 장사를 하지, 왜 이 취약지점에 와서 부담을 안고 장사를 해야하는가를 반문하고 싶습니다.]

임대료 합의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올해만 8차례 협상이 진행됐지만 언제 타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강남구청 담당자 : 운영에 관한 부분은 이후에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견해차가 있어서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요.]

성급한 정책 결정과 갈등조정 능력 부족탓에 강남 노른자위 땅에 세금으로 지어진 건물에는 오늘도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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