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류에 대한 짧은 생각

(지난주 사흘 휴가와 이틀 연수 때문에 자리를 비웠더니 사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어 월요일 출근해서 헥헥거리며 그것만 복습하고 따라잡는데 거의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해외출장 갔다와서도 많이 느꼈지만 우리나라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참으로 역동적인 나라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때문에 지난주에는 개봉영화 글도 못 올렸네요.)

21일 저녁 경기도 일산 킨텍스 그랜드 볼룸에서 한류스타 이병헌의 새 영화 '그해 여름'의 일본팬을 위한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영화계에서는 개봉을 앞두고 국내 기자나 관객들보다 먼저 외국 관객들을 위해 특별 시사회를 여는 것은 처음입니다.

'뵨사마'로 불리며 일본에서 배용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병헌의 인기를 반영하 듯 1500여 명의 일본 중년 아줌마 팬들이 그 넓은 행사장을 꽉꽉 채웠습니다.

이들은 일본 각지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120만원 비용을 들여 한국을 찾은 것입니다.

전체 수입만 15억원이 넘는다 하니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현장에서는 포스터와 기념 티셔츠 등이 담겨있는 기념품 세트를 우리돈 10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너도 나도 흔쾌히 사는 것을 보며 한류열풍의 구매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습니다.

여행사측 설명으로는 일본에서도 웬만큼 사는 중산층 이상이고 부유층 주부들도 꽤 된다는 설명이었고 세련된 옷으로 잘 차려입은 옷차림이 그 설명을 뒷받침 해줬습니다. 

행사 시작전 행사장 앞에 마련된 이병헌 의상 전시와 원두막 세트로 만든 포토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영화 상영을 앞두고 사회자의 소개로 이병헌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1500명의 아줌마 팬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고 환호하고 야광 막대를 흔들어대는 모습이 꼭 우리나라 10대 열성 소녀팬들과 똑같았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니 보통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디어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는데 너무 넓은 공간이라 뒷자리 쪽은 소리가 울려서 대사가 잘 안들어왔지만 일본 관객들에게는 자막이 있으니 별 상관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병헌이 익살스런 연기를 하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고, 이병헌이 경찰에 끌려가 구타를 당하는 장면에서는 많은 관객들이 훌쩍이기까지 하더군요.

영화 내용이나 완성도는 따로 떼어놓더라도 이렇게 충성도 높은 관객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저는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이병헌 씨가 도착하자마자 인터뷰를 하려고 VIP 룸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이병헌 씨가 상기된 얼굴로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들어왔습니다.

건물 밖에서 내린 이병헌 씨가 원래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해야 하는데 잘못 안내되서 에스컬레이터로 올라왔고 이를 본 일본팬들이 소리를 지르며 몰려들어 경호인력이 수적으로 열세여서 자칫하면 사고가 날뻔 했다면서 무척 걱정을 하더군요.

다행이 큰 사고없이 작은 소동으로 끝났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수출을 통한 '한류열풍'은 해외에 나갔다 온 사람들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중국 티벳의 한 청년은 '대장금'을 열 번 넘게 보았고 주연들 뿐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름까지 줄줄꿰고 있었다는 등등... 문제는 이런 한류열풍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장해서 결국 '돈'이 되도록, 다시 말하면 더 많은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짧은 안목으로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해 한류스타를 소비해 버린다면 스쳐 지나가는 일시적인 바람에 지나지 않겠죠.

문화관광부 등 정부에서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한류를 적극 육성 개발하겠다며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정작 업계 당사자들은 정부가 나서면 될일도 안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간섭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 놓습니다.

DJ 정부시절인가 스필버그의 영화 '쥐라기 공원'이 전세계에서 올린 수익이 우리가 자동차 몇십만대를 판것과 맞먹는다는 통계가 자주 인용됐습니다.

자본도 별로 들지 않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한류 열풍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제대로 실현됐으면 좋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