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강남구가 노점상들을 위해 지은 상가 건물이 애물단지로 변했습니다. 노점상들이 입주를 거부해 건물은 현재 텅 비어있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김용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역삼동 이른바 '노점상 빌딩' 입니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강남구가 165억 원을 들여 지난 9월 완공했습니다.
3년전 테헤란로를 정비하면서 밀려난 노점상들을 위해 강남구가 마련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이 빌딩은 2달째 텅 비어 있습니다.
노점상들이 임대료가 비싸다며 입주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영광/서초·강남 노점상 연합회 : 우리가 4~50만 원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하려면 우리가 원하는 곳에 가서 장사를 하지, 왜 이 취약지점에 와서 부담을 안고 장사를 해야하는가를 반문하고 싶습니다.]
강남구는 한 달 임대료로 3평에 최소 15만 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강남구가 당초 무상 임대를 제시했던 만큼 월 8만 원 이상은 낼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8차례에 걸쳐 임대료 협상이 진행됐지만 언제 타결될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대료에 대한 합의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한 탓에 서울 강남 노른자 위에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건물이 애물단지가 돼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