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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 뉴스비평] 부동산 대책 관련 뉴스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이후 지난 15일까지 무려 8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서슬이 시퍼렇게 나온 규제들이 어느새 종이호랑이 신세로 떨어지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치솟는 집값을 잡지 못한 정부에게 당연히 비난이 쏟아지고 언론이 이를 열심히 전합니다. 그러면서도 언론은 도대체 왜 고강도 대책의 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가를 설명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8번째의 대책이 나온 지난 15일 SBS 8시뉴스는 정부가 지속적인 공급확대 계획을 밝히고, 가수요 차단 장치를 마련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뉴스는 이번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두고 보자”는 쪽이라고 전했습니다. 뉴스는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1일부터 연일 대책의 효과를 전망하는 분석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를 통해 주목할 만한 의제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신도시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확대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뉴스는 두 갈래의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하나는 강남을 포함해 공급정책을 뿌리에서부터 재검토하라는 주장인데, 이것은 양도세 부담 경감과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핵심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주택 소유자 규제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시민사회주장입니다. 뉴스는 또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를 가라앉히는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SBS 뉴스는 이들 의제에 대해 언급만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에 대한 두 갈래의 문제 제기는 서로 충돌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또한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더 파고들어야 할 주제입니다. 16일 SBS 뉴스가 보도한 한 토론회에서는 정부 대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주최한 이 토론회에서 한 경제학 교수는 "공급을 가지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킨 나라가 있는가?"는 질문을 던졌고,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주택가격 불안의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인 5백20조원에 달하는 시중 유동성에 대한 대책이 무엇이냐?"고 따졌습니다. 이날 뉴스를 진행한 앵커는 여당의 고위직에 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다는 말로 뉴스를 끝냈습니다. 모양이 좋지 않은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시중에 풀려나가 부동산 시장을 휘젓고 다니는 유동자금 5백20조원을 흡수해 내는 문제입니다.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명분에 걸려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는 금리인상이라는 정공법에 대해 뉴스가 관심을 기우릴 때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기 부양은 저금리 정책이 아니라 규제완화나 재정수단 등을 통해 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는 어디서 오는 것입니까? 지난 해 8월 31일 SBS 뉴스는 이른바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전하면서 "부동산 정책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바뀌고 말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정부의 장담을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그럼에도 변치 않는 대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면서 이번 대책만은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튿날인 9월 1일 뉴스는 보유세 실효세율 인상 폭을 비롯한 8.31 대책 관련 14개 부동산 입법안 곳곳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시각차가 크게 드러난다고 보도했고, 9월 2일 뉴스는 이에 따라 부동산 부자들 사이에 팔지 않고 버텨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 한 달 뒤인 10월 초 뉴스는 집값이 안정되고 있으며,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을 떨어뜨리게 될 계기가 세 차례 더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세달 쯤 지난 11월 28일 뉴스는 8.31 대책의 입법화가 지지부진하자 집값이 8.31 대책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가 다 아는바와 같이 금년 들어 집값은 또 발표된 3.30 대책으로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5.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고, 9월 이후부터는 폭등세로 나타났습니다.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수렴한다고 하여 정부와 여당이 보유세 후퇴방침을 밝혔고, 보유세 강화에 일관되게 반대해 온 한나라당의 집권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입니다. 지난 10일 SBS 뉴스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하한선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고 현재의 세대별 합산에서 8.31 대책 이전의 개인별 합산으로 되돌리는 내용의 부동산세제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에 화답함으로써 자신의 집권 가능성을 굳혀보려는 전략입니다.

집값 안정의 열쇠는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쥐고 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한나라당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정부의 대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나라당의 부동산 정책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습다. 뉴스는 이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한나라당의 정책은 무엇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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