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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개봉영화 (11월 둘째주)

주초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눈발까지 흩날려 부랴부랴 겨울 옷을 꺼내놓았습니다. 다시 기온이 올라가 평년 기온이 되는 걸 보니 더 늦기전에 가을을 느끼고 즐겨보라는 신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주 박스오피스는 외국영화로는 오랜만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10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무려 83%인 상황에서 견제와 균형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번주에는 한국영화 두편과 다양한 외국영화들이 선보입니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같은 제목의 일본 드라마의 판권을 사들여서 영화로 만들었는데, 올해 20살인 문근영이 제 나이의 성인 역할을 맡아 본격 성인연기자 변신 선언 같은 제목을 뽑기도 했는데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딱 들어맞는 제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향락에 빠져 살던 호스트인 줄리앙(김주혁)은 고객의 자살사건에 연루되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옵니다. 옛날의 화려한 명성대신 지금 남은 것은 28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채빚. 사채업자는 한달안에 갚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으라고 협박합니다. 그러던 차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자신의 동료 류진이 집나온 부잣집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또 그의 하나뿐인 여동생 민(문근영)과 함께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앞을 보지 못하는 민에게 접근해 자신을 오빠라고 속입니다. 병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되고 또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모든 희망을 잃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민도 그렇고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줄리앙도 모두 '사랑따윈 필요없어'라는 말을 되새기는데 점점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엽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이들을 비극으로 몰고갑니다.

CF 감독 출신 답게 녹차밭 한가운데 예술작품같은 대저택, 어린이 대공원의 밤 벚꽃, 우포늪의 물안개등 화면의 때깔은 훌륭합니다. 일본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10여부작이 넘는 원작을 압축하다보니 영화에서는 스토리 전개에 설득력이 부족하고 다소 무리가 느껴집니다. 두 사람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다가 그 사랑이 절절하게 맺히는데 저는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문근영의 요정같은 얼굴이 대형 스크린 가득 클로즈업으로 자주 나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분명 젊은 여성관객층을 겨냥한 영화인 것 같은데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워서 마치 하이틴 로맨스 소설의 느와르 버전을 보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열혈남아

요즘 조폭들을 다루는 영화들이 너무 많습니다. 조폭을 소재로 하지만 각각의 개성을 갖고 변주되거나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하는 영화들도 나옵니다. '거룩한 계보'도 그렇고 '열혈남아'도 모정을 주제로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조폭입니다. 폭력조직의 중간급은 되지만 더러운 성격 때문에 한켠으로 밀려난 재문(설경구)은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를 살해한 다른 조직의 보스 대식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식의 고향인 벌교로  향합니다.

읍내 체육대회를 일주일 앞둔 시점,  홀로사는 대식의 어머니 점심여사(나문희)를 감시하면서 먼저 마주치는데 이상하게 대식의 어머니는 재문을 아들처럼 막 대하고 재문도 이런 모정에 뭔지 모르게 끌리는 감정을 느낍니다. 인간이 갖는 원초적인 그리움과 모정을 주제로 한 영화인데 나문희씨의 엄마 연기는 정말 위대할 정도입니다. 설경구의 꼬붕으로 나오는 조한선도 청춘스타 이미지를 벗고 연기하는 배우로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만합니다. 이에 비해 설경구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을 선보이는데 이전 작품들과 비슷한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하는 정도라서 약간의 매너리즘이 느껴집니다. 조폭끼리 대결에서 사시미칼로 마구 쑤셔대는 장면의 수위가 조금만 더 낮았더라면 한결 조화로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밖에 사일런트 힐은 30년전 화재로 사라진 마을에서 딸을 잃어버린 여주인공이 온갖 괴물들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으로 원작인 게임의 묘미를 잘 살린 공포영화입니다.

이밖에 가수이자 배우인 바비 대란의 삶을 뮤지컬 영화로 만든 비욘드 더 씨와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관계를 그린 브라질 영화 파라다이스 , 사고로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못하는 수학박사와 파출부와 아들 사이의 일을 그린 일본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 등이 개봉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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