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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민주주의창-북핵보도: 인디펜던트①

인디펜던트, 북핵 관련기사 양 대신 심층으로

'인디펜던트'는 10월 10일 1면에서 5면까지 5개 지면과 28면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다뤘다. 먼저 1면은 우리 눈에 익숙한 지도, 그러니까 한반도가 세계지도의 중앙에 자리하는 지도다. 한반도에서 북한 미사일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3백km 노동 스커드 미사일 B형, 5백km 노동 스커드 미사일 C형, 1천3백km의 노동 1호, 2천 5백km의 대포동 1호, 6천 6백77km의 대포동 2호)를 동심원으로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제목을 오른쪽 하단에 조그맣게 달았다. "북한, 새 핵무기 경쟁의 진앙지(North Korea: epicenterof a new nuclear arms race)". 북한의 핵무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이 가져올 국제사회 부정적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논조다.

인디펜던트 10월 10일자 1면 보도.

인디펜던트의 특징은 기사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무려 5개면을 할애했지만, 3개의 장문 분석기사와 2개의 화제성 기사 그리고 사설이 전부다. 먼저 2,3면 통합기사로 "북한, 전 세계에 핵무기 폭발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다. (North Korea stokes worldwide fears with nuclear explosion)" 4면에 "파키스탄 과학자가 어떻게 폭탄 기술을 북한에 팔았는가(How Pakistani scientist sold bomb secrets to North Korea)", 5면에 "테러와의 전쟁에 평양을 향해 취할 정책은 제한적이다(America is stretched in the war on terror, and its options over Pyongyang are limited)", 그리고 사설 "외교만이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남는다(Diplomacy remains the only viable way forward)". 여기에 북한과 김정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기사 1건씩, 아울러 전 세계 핵보유국과 핵발전소 운영 현황 1건이 전부다. 많은 내용을 담기 보다 확실하게 자기 시각이 실린 분석기사로 지면을 메우고 있음을 말해준다.

개괄기사, 상투적인 비난과 미국 반응을 거의 싣지 않아

모든 신문이 내용을 약간씩 달리하더라도 비슷한 논조를 보인 개괄기사. 1)북한이 핵실험을 발표했고, 2)전세계가 공분하고 있으며 3)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가운데 4)핵무기 확산우려가 높아진다는 것이 주를 이룬다. 차이가 있다면 미국의 시각에서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보수 신문들이 좀 더 원색적인 용어로, 강도 높게 북한을 비난하는 점이다. 인디펜던트는 2,3면에 게재한 핵무기 실험 발표 개괄 기사에서 기본적으로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전망을 전하되,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일방적 비난을 크게 줄였다. 이와 함께, 미국의 직접 주장을 거의 전달하지 않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 기사 작성자가 미국 뉴욕 특파원 데이비드 우스본(David Usborne)이어서 더욱 놀랍다. 

구체적으로 우스본 기자의 개괄기사를 보면 북한을 지칭하는 말이 13번 나온 데 비해, 러시아가 6번, 중국이 5번, 영국과 한국이 3번, 일본이 1번 언급되는 동안 미국은 5번에 그쳤다. 보수 신문들이 미국일변도의 시각 전달에 연연한 것과 완전히 다르다. 더구나, 5번 미국 이름이 등장한 것도, 부시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의 직접 인용이 아니라 간접 인용 방법이다. 핵무기냐 아니냐의 판단, 핵 실험의 규모 문제, 그리고 북한에 대한 비난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보수 신문처럼 전하되, 유엔이나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의 입을 사용한 것이다. 전체를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 독특한 방법론이다. 

김정일 소개 기사..."한국의 평가 전과 달라져"

김정일을 소개하는 기사 역시 감정이 앞선 일방적 비난 보다 객관성을 유지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제목은 "당당하지 못하며 땅딸막하고, 2차원으로 단순한, 그렇지만 철권 통치로 다스리는 김정일(Unimposing, pudgy, two-dimentional- yet Kim Jong Il rules with an iron fist)"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유동적인 지역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김정일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만큼이나 비밀스럽게 안개 속에 가려진 면모를 지녔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김정일이 북한국민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 것은 딱 한 번이라고 소개한다. 8년 전 1998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조선 인민군 만세(Glory to the Korea People's Army)". 

김정일 소개에 한국 정보당국자와 정부 관료 평가를 빌리는데... 한국 정보 당국자들이 그를 과거 "불안정한 미치광이, 기쁨조 여성들의 시중을 받으며 꼬냑에 심취하는 바람둥이(unstable madman, a cognac-swilling playboy serviced by a team of women known as the 'Pleasure Squad')"라고 묘사했지만, 최근 한국 고위 관리들은 "그가 수재에 가까운 지능에 컴퓨터 귀재(genus IQ, computer wizard)"라고 표현한다고 소개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유일하게 권력을 세습한 그는 자신의 출생지에 대해 한국인들이 5천년 전 처음 민족의 역사가 시작된 장소로 신성시하는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1942년 소련에서 태어났다고 적는다. 아버지 김일성이 소련에서 망명생활을 할 때 태어나, 1945년 일본 패망 뒤 김일성이 스탈린에 의해 북한 지도자로 지목된 뒤 한반도로 들어올 때 함께 입국했다는 것이다. 이어, 1964년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문화업무를 담당해왔으며 1980년 아버지 김일성에 의해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지목됐다고 전한다.

북한, 김정일 평가, 비난 찬양 없이 객관적 논조

북한 소식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현 급여 수준이 월 36파운드(약 6만 6천원)에 불과하며, 종교의 경우 무신론자가 대부분이라고 평가한다. 북한에서는 지난 12년간 2백만 명이 기근으로 숨졌고, 20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한다. 언론에 관해서는 국영 라디오와 TV만이 존재해지구상에서 가장 통제가 심한 언론상황이라는 '국경없는 기자회' 평가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남북한이 아직도 전쟁중(North and South Korea are still at war)이라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또 하나 특기할 기사는 북한 핵무기가 파키스탄서 배운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는 대목. 네덜란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일한 뒤 1975년 고국 파키며이다.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한다. 칸 박사는 최소한 P-11 원심분리기 24개를 북한에 이전했다고 보도한다. 2002년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NPT를 탈퇴한 뒤 2005년 핵실험 없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가 마침내 이번에 핵실험을 통해 자신의 핵보유를 공식화 했다는 것이다.                  

물론 직접 이해당사자인 우리에게 낯선 부분도 있지만, 보수지에서 보는 일방적인 비난이나 찬양이 없으며 담담하게 상황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 입장에서 전달하려는 논조가 지배적이다. 정파성을 떠나 중립적 객관적으로 국내외 담론을 전달하는(그 대가로 발행부수가 영국내에서 전국 주요 일간지 10개 가운데 최하위) 모습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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