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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성 5년 지난 지금도 노예같은 삶"

"서방국가, '인권 나아졌다'", 실상은 여전…

올해 16세인 아프가니스탄 가정주부 굴 잠의 첫 모습은 검고 예쁜 눈을 가진 보통 아프간 여성과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리쓰개를 조금 치우자 곧 드러난 화상 흉터는 목과 가슴, 팔을 지나 다리까지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5일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상처들은 3개월쯤 전 남편을 비롯한 시댁 식구들의 학대에 견디다 못한 그녀가 분신자살을 기도하면서 생긴 것들이다.

그녀가 입원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소재 적십자 병원의 이탈리아인 의사 알베르토 카이로는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태어난 것은 불운"이라고 개탄했다.

지난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측에서는  아프간 여성의 인권이 개선됐다고 주장해 왔지만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한결같이  실제로는 그다지 달라진게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아프간 의원 정족수의 25%가 여성으로 채워졌고 150만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지만 여성 의원들은 항상 테러 위협에 시달리고 있고 상급학교 진학 대상 여자어린이의 5%만이 교실에 들어갈 수 있다는게 인권단체들이 지적하는 현실이다.

영국의 자선단체 우먼카인드 월드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여성들은 사람이 아닌 상품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으며 시댁 식구들은 결혼을 통해 가족에 편입된 여성을 종종 노예로 취급한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행해지는 결혼의 60~80%가 강제로 이뤄지는 것이고 신부의 절반 이상이 6~16세다.

여성 국회의원 말랄라이 조야는 "의회나 정부나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은 군벌들이고 그들의 사고는 탈레반 반군들과 다를 바 없다"며 아프간에서 "여성은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테러 위협 때문에 매일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는 조야 의원은 서방 측에서 아프간 여성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완전히 가리는 '부르카' 의상을  주로 거론하고 있는데 "중요한 문제는 여성의 안전이고 안전 문제 때문에 더 많은  여성들이 부르카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선데이타임스는 굴 잠이 자살소동 끝에 아프간에서는 이례적으로 이혼할 수 있었지만 그녀의 사례는 아프간 여성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던 국제사회의 노력이 실패로 끝났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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