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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금융계 호황과 집값 상승

더 타임즈, "백만장자가 집값 상승 부추겨"

"백만장자들이 기록적인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Millionaires push house prices to a record high)" 10월 30일자 한 신문기사 제목이다. 보수적인 논조로 사회 기득권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루퍼트 머독 소유의 정론지(Quality Paper, 영국인들은 '퀄리티 페이퍼'라는 고상한 말 대신 '브로드 쉬트, Broad Sheet'라는 아주 무미 건조한 표현을 사용한다. '타블로이드, Tabloid' 판형으로 인쇄해 흔히 '타블로이드'라고 부르는 대중지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브로드 쉬트'는 타블로이드 판형보다 넓은 종이를 사용하는 데서 따온 이름) 더 타임즈(The Times)의 1면 머릿기사다. "백만장자"가 누구를 가리키는 지는 나중에 다시 살펴보고... 더 타임즈는 런던 최고 부자동네 켄싱턴과 첼시(Kenshington & Chelsea)에서 지난 한 달 동안 주택 실거래 가격이 2%(부동산 전문회사 Hometrack 보도자료)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2배로 값이 오를 것이란 일부 부동산 전문가의 예측까지 전하고 있다.

더 타임즈는 집값이 올라가는 이유를 단순, 명쾌하게 정리했다. "런던의 특정 지역에 집을 사려고 백만 파운드(약 18억 2천만 원) 이상을 선뜻 내놓는 사람들이 최근 2년간 집값을 급격히 치솟게 만들고 있다. (A RASH of buyers with more than a million pounds to spend is sending house prices soaring at their fastest rate for two years, particularly in the most desirable parts of London.)"는 것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흔히 살기 좋다는 이유(혹시 다른 이유로 라도)로 특별히 선호하는 지역에 집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여는데 인색하지 않은 탓에 집값이 오른다는 분석이다. 물론, 아무리 사려고 몰려도 물량만 많다면야 집값이 오를 리 없다. 문제는, 부자들이 돈 갖고 달려드는데 물량이 모자라는 것. 우리처럼 40-60층 초고층으로 집 마구 지어 올리는 게 아니라 전통적으로 살던 집 내부 수리만 하면서 사용하는 탓에 집은 거의 늘지 않고 제한돼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집값이 치솟는다.                  

런던 금융계, "올 백만파운드(약 18억 원) 이상 보너스 4천 2백명"

여기서 얘기를 좀더 확대시켜 보자. 돈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생겼는가. 영국의 금융회사들은 기록적인 이익을 올리며 엄청난 금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큰 폭의 보너스를 받은 사람들이 런던 금융지구인 시티(City)의 사무실과 가까운 지역의 부촌, 켄싱턴 첼시나 웨스트민스터에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고(buy to live) 있어 집값이 폭등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회사 홈트렉(Hometrack)의 구매 담당 책임자 리차드 도넬(Richard Donnell)은 말한다. "지난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잠잠하던 시장은 금융가에서 성공과 보너스 인상이 촉매가 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The market in the capital was quite flat between September 2001 and September 2005, but confidence in the City and a rise in bonuses have acted as a catalyst for the bounce-back)" 

그렇다면 도대체 런던 금융가의 보너스가 얼마나 올랐길래 주택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까. 경제 기업 연구센터(The Centre for Economics and Business Research)가 예상하는 올해 런던 금융계의 총 보너스 액수는 지난해 보다 18.3% 오른 88억 파운드(약 16조원). 백만 파운드(약 18억 2천만 원)이상의 보너스를 받을 금융계 종사자만 무려 4천 2백명을 넘을 전망이다. 런던 금융가 전체 종사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보다 21% 올라 10만 파운드(약 1억 8천 2백만 원)인 것으로 지난주 조사됐다. 굴러 들어온 수십억원 대의 보너스를 집사는 데 투자한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세계 경제가 좋아 각국에서 런던으로 들어오는 사업체가 늘어 집값 상승을 돕는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러다 보니 집을 팔려고 내놓던 사람들이 급등 소식에 매물을 거둬 들이면서 매물 부족현상이 빚어져, 가격인상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고 밝힌다.      

명확한 매수세, 다시 말해 금융계의 유례없는 호황에 따라 거액을 만지게 된 신 백만장자들이 고급주택 구입에 너도 나도 나서면서 고급주택가의 주택가격을 올려 놓고 이 여파가 여타지역으로 확산되는 영국. 한국은 어떤가. 혹시 경제가 어렵다면서도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시중 부동자금에 의해 실수요와는 큰 연관성 없이 비경제적인 요인의 호가(呼價) 상승으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아닌지. 건전한 자본주의 시장질서와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주택 시장에 대한 처방전 역시 그런 연장선, 즉 수요와 공급 외적 요인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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