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원장 "사퇴 외압설, 사실 아니다"

<앵커>

386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간첩의혹 사건수사와 관련해 김승규 국정원장이 외압을 받고 사의를 밝혔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공방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보도에 양만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바 일심회 사건에 대한 국정원 수사가 한창인 어제(29일) 김승규 국정원장이 교회 예배를 마치고 조선일보 기자를 만났습니다.

김 원장은 이번 사건을 "고정 간첩이 연루된 간첩단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임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거론되는 일부 인사는 정치권과 "코드를 맞출 우려가 있어 절대 안 되고, "국정원 내부 발탁은 국정원 개혁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청와대가 검토하는 3배수 후보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청와대의 사퇴 압력설이 제기되는 상황인데도, 사퇴 배경에 대해선 뚜렷하게 답변하지 않았다고 보도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유기준/한나라당 대변인 : 청와대가 간첩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김승규 국정원장이 수사를 책임지고 마무리해야 합니다.]

청와대는 "소설 같은 얘기고 소모적인 논란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당사자인 김승규 원장은 국정원이 낸 보도 자료를 통해서는 "일부 언론이 사퇴 배경을 추측하거나 확대 해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 수사가 외압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정보 기관의 장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인터뷰한 점, 또 간첩단으로 사건의 성격을 단정적으로 말한 점을 들어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공식 발표만 보면 청와대와 김 원장, 국정원 사이에 별반 문제가 없지만 과연 액면 그대로일까 의구심이 남는 불협화가 엿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