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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로 변해가는 '나를 그린 화가'

<8뉴스>

<앵커>

인류가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이 이제 발견된 지 100년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병에 걸린 한 화가가 투병과정 중에 그린 자화상들이 전시됐습니다. 인간을 서서히 파괴해가는 이 병의 무서움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이창재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인 화가 윌리엄 어터몰렌이 34살 때 그린 자화상입니다.

가볍고도 정교한 터치가 눈에 띱니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오던 그는 62살인 1995년 불행하게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습니다.

하지만 작품 활동은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발병 초기인 95년작 '푸른 하늘'입니다.

젊은 시절의 붓터치가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병은 본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화상에 나타난 자신의 모습은 흐릿해졌고 붓칠은 거칠어졌습니다.

마침내 2000년 작품에서는 작가로서의 창작 능력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로우 엘렌/알츠하이머 뉴욕 협회장 : (작품을 통해) 병의 진행과정을 볼 수 있고 작가가 정체성 상실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터몰렌은 그림을 그릴 능력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를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

[패트리시아 어터몰렌/화가의 부인 : 그는 화가 나서 (그림을) 지우고 지웠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기대했던 것과 그림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는 2000년 이후 창작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현재 요양소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생동안 이어온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도 병마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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