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20일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일정을 모두 끝낸다.
올해 행사는 지난 1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까지는 씨앗을 뿌린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성과를 거둬들이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PIFF는 새로운 10년을 내다보며 경쟁력 극대화의 방안으로 프리미어 상영작 다량 확보와 비즈니스 영화제로서의 면모 갖추기에 주력했다.
PIFF가 올해 월드 프리미어로 확보한 영화는 64편.
영화제 사상 가장 많은 편수다.
또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와 아시아 프리미어가 각각 20편과 71편이나 됐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개최된 로마 영화제와의 월드 프리미어 경쟁에서는 다소 밀린 감도 없지 않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연출하고 저우룬파(周潤發), 궁리(鞏悧)가 주연한 '황금갑(滿城盡帶黃金甲)'과 인도 출신 미라네어 감독의 신작 등 일부 화제작이 부산을 등지고 로마행을 택한 것.
'황금갑'은 한때 연인이었던 장이머우와 궁리가 11년 만에 다시 만나 작업한 영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개막작인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와 폐막작인 중국 닝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을 비롯해 63개국에서 초청된 영화 245편이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1개 상영관에서 선보였다.
'가을로'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크레이지 스톤'에 대해서는 호평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PIFF는 스타들의 부산행으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안성기·이병헌·정우성·김태희·문근영·황정민·김주혁·장진영 등 한국 스타들이 부산을 찾았다.
전주·부천·제천 영화제 등 여타의 영화제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없는 스타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만을 잊지 않은 것.
해외 스타들의 방한도 관객을 기쁘게 했다.
홍콩 스타 류더화(劉德華)와 훙진바오(洪金寶)·궈푸청(郭富城)·양차이니(楊采니<女+尼>) 등과 일본 스타 아오이 유·안도 마사노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동양계 배우 매기 큐와 윌 윤 리·성강·리어나도 남 등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들이 부산을 방문했다.
특히 류더화는 PIFF의 공로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참석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괴물'의 봉준호 감독과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을 비롯,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이와이 슌지·쓰카모토 신야 감독,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이스트반 자보 감독, 마스터클래스 강사로 참여한 차이밍량 감독,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 등이 PIFF를 풍성하게 했다.
스타와 관객의 직접 만남인 오픈 토크는 올해도 성황을 이뤘다.
안성기와 류더화의 만남에는 500여명, 김주혁과 아오이 유의 만남에는 700여 명이, 봉준호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남에는 400여 명의 관객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
이스트반 자보 감독과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에도 발디딜 틈 없이 관객이 몰려들어 영화제 관객의 수준을 가늠케 했다.
이준익 감독의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에 모인 '왕남 폐인'들은 '왕의 남자'를 10번 이상 본 관객이 과반수를 차지, 영화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영화제 초반 박기형 감독의 '폭력써클'이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민병훈 감독의 '포도나무를 베어라'에서 열연한 신예 서장원이 주목받았다.
외화 가운데서는 단연 대니얼 고든의 '푸른 눈의 평양시민'이 관심을 모았다.
이 영화는 한 미국인 북한 망명자의 기구한 삶을 조망한 다큐멘터리.
북한의 여자 영사기사를 다룬 독일 울리 가울케 감독의 다큐멘터리 '꿈의 동지들' 또한 관심을 끌었다.
AP·AFP·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들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에 큰 관심을 보였고 고 신상옥 감독 유작 '열녀문'으로 부산을 찾은 영화배우 최은희에게는 북한 관련 질문을 펴부었다.
비즈니스 영화제로서의 본격적인 행보인 아시안필름마켓은 큰 수확을 거뒀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첫회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기대에는 못 미친 것이 사실.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시안필름마켓은 18~21층 객실에 마련된 마켓 부스 70개가 지난 8월 말 동나면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마켓 부스를 임차해 세일즈에 들어가는 국내외 영화사는 95개.
아시아에서는 메이저급 영화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일본의 거대 배급사 도호토와 컴퍼니와 쇼치쿠 코퍼레이션을 비롯, 도시바 엔터테인먼트·소니픽처스 등이 부산을 찾았다.
일본 세일즈회사와 바이어들이 대거 부산으로 몰리자 올해 처음 부산영화제 데일리 페이퍼 발간에 참여한 버라이어티는 이를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바이어들이 정보만 수집하고 구매에는 참여하지 않아 거래 건수는 많지 않았다.
영화제 개막작 '가을로'를 포함 한국 영화 15편이 수출됐고 일본·중국·홍콩·대만 영화의 거래 실적은 미미했다.
올해부터 아시안필름마켓 행사의 일환으로 치러진 사전 투자 프로젝트 PPP(Pusan Promotion Plan)와 영상기자재 전시회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상산업박람회(BIFCOM)는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명 '배우장사'라고 할 수 있는 스타 서밋 아시아(Star Summit Asia)에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10~20대를 위주로 한 영화제 운영과 매회 반복되는 행사진행 미숙, 행사장 인근의 쓰레기 문제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부산=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