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흑인 아기 입양 결정
런던에서 5살 아들 로코(Rocco), 딸 러디스(Lourdes), 남편인 영화 감독 가이 리치(Guy Richie)와 살고 있는 마돈나. 이상기후로 포근한 날씨에 연일 맑은 가을날이 지속되고 있는 런던 하늘과 달리...최근 유럽 순회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흥분되는 상황과 달리... 마돈나가 우울한 기분이다. 녹슬지 않은 춤과 노래실력으로 유럽 곳곳에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선사했던 마돈나는 순회 공연이 끝난 뒤 아프리카 말라위(Malawi)로 날아갔다. 에이즈 퇴치 활동에 멈추고 말 행보가 아님을 알아챈 언론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마돈나는 태어난 지 13달 된 남자아기(데이비드 반다, David Banda)의 입양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평소 여권 신장과 여성의 행복 증진을 위해 거침없는 주장을 펼치며 몸소 실천하던 그녀가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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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돈나의 입양 결정 소식을 전문가와 함께 진단하고 있는 BBC 아침뉴스. |
올해 우리 나이로 48살.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의 소유자 마돈나가 새로운 개념의 가정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결정한 흑인 어린이 입양결정에 언론은 물론 시민사회 다수가 반기는 입장이었다. 태어나자 마자 엄마를 잃고, 막노동으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아빠 손에 고아원에 맡겨진 데이비드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마돈나가 남편 가이 리치와 직접 아빠와 아기를 만나 본 뒤 아빠의 승낙을 얻어 입양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다뤘다. 일부 대중지는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말라위의 어린 소년이 무려 8억 5천만 파운드(약1조 5천억 원)의 재산을 소유한 팝의 여황제 마돈나의 아들이 된다는 소식을 신데렐라의 꿈처럼 소개하기도 했다. 물론, BBC나 방송들은 마돈나의 흑인 어린이 입양소식을 계기로 영국 사회 어린이 입양실태에 대한 심층진단으로 뉴스의 격을 높이기도 했다. 사회전반에 입양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 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준 소식이었다.
자선단체, 마돈나의 입양결정 반대 "어린이 상품화"
그런데, 정작 기뻐해야할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마돈나의 데이비드 입양을 반대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 특히, 법원에 마돈나의 데이비드 입양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가처분신청까지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어린이가 장난감이나 노리개가 아니라는 것. 어린애의 장래가 걸린 문제를 충분한 검토없이 즉흥적으로 선심 쓰듯 결정하는 것은 어린 아기 인권에 오히려 좋지 않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영국의 사회단체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영국의 부모와 어린이 함께 하기'(UK Parents and Children Together)라는 단체의 대표 이베트 가이포드(Yvette Gayford)는 "어린이는 상품이 아니다(Children are not commodities)"라는 말로 입양 반대 움직에 동조했다.
데이비드의 친척들도 마찬가지. 데이비드의 삼촌인 프로페라(Profera)는 데이비드의 아버지가 가난하고 배우지 못해 잘못 내린 결정이라면서 "사람들이 내 형제를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강력한 입양반대 입장을 보였다. 뜻하지 않게 입양 문제가 암초에 바닥치자 마돈나는 무척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말라위 법에는 1년 반 길러본 뒤 자선기관의 평가를 받은 뒤에 입양이 가능하도록 입양절차가 까다롭다. 이를 마돈나라는 세계적인 명사에 대한 우대 차원에서 특별히 예외를 인정해 1년간 마돈나와 가이 리치 부부가 데이비드를 기른 뒤 그 때 가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일종의 특혜 아닌 특혜를 베풀었던 것이다. 이렇게 난관 끝에 간신히 승낙을 얻은 터에 친척과 일부 사회단체로부터 반대에 부딪치자 당황하게 된 아직 마돈나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명 연예인 인종 피부색 떠난 입양
마돈나 뿐 아니라, 이미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피부색을 떠난 입양으로 새로운 가정을 일궈 나가는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헐리우드 최고의 인기 커플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 아프리카에서 최근 직접 딸을 순산하기도 했던 안젤리나 졸리 부부는 캄보디아 출신의 매독스(Maddox)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깜찍한 미모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여배우 맥 라이언도 올 초 중국에서 딸을 입양했다. 맥 라이언은 지난 10년간 인도 등에서 아기를 입양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었다. 이완 맥그루거 역시 다큐멘터리 촬영차 들렀던 몽골에서 4살짜리 딸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미아 패로도 우리나라와 베트남등에서 아이를 입양해 다민족 가정을 일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극배우 윤석화와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새로운 개념의 가정을 위한 인류애... 여론 유명세 타기...
일부 사회단체의 지적대로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가난한 나라의 불쌍한 어린이를 이용한 것인지, 아니면 굶주리고 헐벗은 어린이에게 인종과 피부색을 떠나 진정한 사랑을 베풀기 위한 인류애의 발로였는지는 마돈나만이 알 일이다. 하지만, 마돈나는 음악을 통해 여성 해방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이번에 다시 새로운 가정의 개념, 다시 말해 꼭 엄마 아빠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들로만 구성되는 가족만이 진정한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시도한 것이었다면...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게 틀림 없을 것이다. 성(聖)스러운 인류애적 사랑인지, 유명세를 이어 가기 위한 인권 유린의 죄악(罪惡)인지...사회적인 논의와 함께, 입양은 물론 가정의 개념, 인류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했음에는 틀림없다. 특히 입양이 까다로운 제약으로 가득한 우리 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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