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채시즌이 돌아오면서 은행의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은 혹독하기로 악명이 높다.
'돈을 만지는 직업'인 만큼 정직성과 강한 정신력을 키우기 위한 고난도 극기 훈련이 연수 프로그램에 꼭 들어간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연수를 거쳐 대부분 정신무장을 한 '금융전사'로 거듭나지만 중도포기의 아픔을 맛보는 이들도 적지않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대부분 은행들은 야간행군, 야간산행, 해병대 훈련과 같은 극기훈련을 신입사원들에게 실시한다.
기업은행 신입사원 144명은 얼마전 8주간 연수과정 중 마지막 일정으로 경기 기흥연수원에서 서울 을지로 본점까지 무박 2일로 40㎞를 걷는 철야행군을 했다.
행군을 끝내기에 앞서 서울 명동 일대를 돌며 길거리 마케팅까지 펼쳤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하반기 신입사원 연수 때 아예 해병대 훈련장을 찾아 극기 훈련을 실시했고, 국민은행은 올초 당진 외목마을에서 천안연수원까지 무박 2일 동안 무려 100km 산악행군을 진행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신입사원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놓기로 '악명'이 자자하다.
대표적인 게 '정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신입사원들이 무릎을 45도 각도로 굽히고 팔을 앞으로 뻗는 태권도 기마자세로 3시간 동안 안창호 선생의 '주인정신'이라는 글을 목이 터져라 읽도록 하는 것이다.
도전정신과 동기애를 기른다는 목적에서 도입됐지만, 연수 이후 신입사원 100명 가운데 4~5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짐을 싸서 나갈 정도로 힘들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맹패'라는 이름의 연수과정도 신한은행 직원들 사이에 전설처럼 전해진다.
신입사원 두 사람을 서로 마주보게 한 뒤 서로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고함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머뭇머뭇 하다가도 나중에는 '너같은 애가 어떻게 살아남겠니' '너 나 가라' 등의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크게 소리치고 나면 속이 후련해졌다"와 "비인 간적"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극한 상황까지 몰고가 이를 극복함으로써 강한 정신력을 키우기 위해 도입됐지만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95년께 폐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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