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실험은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박민하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금융시장이 어제(9일) 직격탄을 맞았죠. 충격이 좀 오래가겠죠?
<기자>
어제 하루 주식시장에서 모두 21조 5천억 원, 지난 4일까지 합치면 33조 원의 시가총액이 북한의 핵실험 한 방으로 날아갔습니다.
환율은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인 14원 80전 폭등하면서 한 달여 만에 960원대 진입했습니다.
가히 '블랙 먼데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어제 주식시장의 특징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는 것입니다.
코스피는 32포인트, 2.4%, 코스닥은 48포인트,8.2%나 급락했는데요.
개인들의 패닉, 즉 심리적 공황이 그만큼 컸음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전체적으로 5500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거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단기 사태수습을 낙관한 매수세다, 단기적인 투기성 헤지펀드가 유입됐다.
해석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투매에 따른 소극적인 매물받기 수준이어서 큰 의미 부여가 힘든 상황입니다.
핵실험 강행은 전대미문의 파국이고 앞으로의 사태 전개에 대한 예측은 이미 금융시장의 영역을 떠났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어제 휴장을 한 일본 증시와 대만 증시가 오늘 뒤늦게 핵실험의 충격을 반영한다면 우리 증시도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오늘 새벽 마감한 뉴욕증시가 강보합세를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컬럼버스 데이 휴일로 거래가 많지 않았다는 한계는 있지만 북한 핵실험 충격보다는 기업 실적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제2의 후폭풍 여부는 미국과 중국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대응 방향이 윤곽이 잡힐 때까지 불확실성을 안고 갈 수 밖에 없어 금융시장 불안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가정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군사제재나 무력충돌로 발전할 경우 주식이든 현금이든,부동산이든 시장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되죠?
<기자>
정부 관료나 경제 전문가들이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하필 경제상황이 민감할 때 핵실험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성급한 감이 있긴 하지만 정부가 기대한 5% 성장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문제는 북의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소비 심리와 투자 심리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문석/LG경제연구원 상무 : ]
대외 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일단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북핵 문제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이미 반영돼 있어 당장의 등급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 여부, 그리고 미국의 대응 양상에 따라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봐야합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입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미 올들어 9월까지 외국인의 직접투자 규모는 75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 감소한 상태입니다.
핵 위험에 노출된 국가에 투자를 하겠다는 나라는 없겠죠?
정부도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어제 한명숙 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국제금융과 국내금융, 수출, 그리고 원자재 확보와 생필품 가격 안정 등 다섯개 분야 비상대책팀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사태 전개가 예측 불허인 상태에서 뾰족한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제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는데도 구체적인 시장 안정책을 내놓지 못한 게 단적으로 정부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국민들이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경제는 심리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차분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앵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추진되던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죠?
<기자>
당장 어제는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에 큰 동요는 없었습니다.
어제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장과 직접 통화를 했는데 북한 사람들도 핵실험 사실을 알고 있고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또 북측의 특이한 동향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사업에 타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먼저 6월로 예정됐다가 이달 말로 미뤄진 토지공사의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은 또다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일부 업체는 위기가 증폭될 경우 개성공단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흥식/개성공단 입주업체 사장 :]
무엇보다 값싼 노동력을 기대하고 개성공단에서 활로를 찾던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아산 역시 금강산 관광의 중단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미 지난 9월 금강산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어제는 일부 취소사태가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금강산 관광 예약자 대부분이 일단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은 계속 줄 수 밖에 없고, 북한에 달러를 지급하는 사업을 중단하라는 대내외적 요구에도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시에서는 현대아산의 대주주인 현대상선이 어제 하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우려가 컸습니다.
일단 북한이 당장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중단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차원에서 남북 경협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차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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