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실험 강행으로 우리 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지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북한의 핵 실험 발표 직후인 9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원화값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경제도 북한 핵 실험으로 짙은 암운이 드리워졌다.
특히 북한의 핵 실험이 단발성 악재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의 상황이 예측불허 상황으로 갈 경우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면서 외국자본 이탈과 투자.소비 위축 등이 불가피해 경제 악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향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경제에 주는 충격파는 강도가 달라지겠지만, 강경대응 일변도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 이날 오후 3시 정부 중앙청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책 등을 논의했다.
◇ 경제 전반에 암운
북한 핵 실험은 향후 한반도 주변 정세의 향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경제에 대한 충격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외국인의 국내 투자위축과 소비심리 냉각이 우려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강경 대응으로 반응할 경우 우리 경제는 엄청난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력 동원 등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경제에 대한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므로 지금은 일단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우리 경제에 타격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5%, 내년에는 4.6%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북한 핵 실험으로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될지 불투명해졌다.
특히 북한 핵 문제가 빠른 시간 내에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될 경우 외국자본의 이탈과 기업의 투자 위축, 이로 인한 내수 침체 등으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 문제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등의 충격이 가라앉고 안정세를 되찾으면 수출을 비롯한 실물 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는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될 경우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불안심리가 커지면 장기적으로 투자가 위축돼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뿐 아니라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대외신인도 악영향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투자에 대한 심리적 위축이 있을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재경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일 경우 우선 국가신용등급과 외국인투자가 입게 될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일단은 기존의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파장을 가늠해보고 있는 것 같다"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악화되는 상황으로 전개된다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적지않은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제어되는 한 한국의 신용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다카히라 오가와 국장도 "현 단계에서는 한국의 국가신용도와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카히라 국장은 그러나 "앞으로 국제사회의 행동, 특히 미국의 행동과 북한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말해 한국의 신용등급 변경 가능성을 열어놨다.
◇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우려
지정학적 불안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 감소세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 감행 소식은 주식 시장에도 말 그대로 '핵폭탄급' 충격을 가져왔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하루만에 총 21조원이 넘는 돈이 허공으로 증발했으며 하락 종목수와 개인 순매도 규모 등도 시장별로 역대 또 는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 시가총액 21조원 증발 = 이날 코스피지수는 연휴 전보다 32.60포인트(2.41%) 급락한 1,319.40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무려 48.22포인트(8.21%) 급락, 연 중최저치인 539.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양 시장의 시가총액은 총 710조760억원으로 전 거래일의 731조5천930 억원보다 이날 하루 21조5천억원 이상, 북한 핵실험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인 지난 2일보다는 2거래일 만에 33조원 이상이 각각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원, 코스닥시장에서 5조원이 각각 사라졌다.
또 코스닥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9.11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으로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던 지난 1월23일의 9.62%에 이어 연중 두번째로 큰 수 준을 기록했다.
역대로는 11번째에 해당한다.
코스피지수의 낙폭은 올 들어 11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 코스닥 하락종목수 역대 최다 = 한편 이날 코스닥시장의 하락종목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각종 기록도 속출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 종목의 97%에 가까운 923개 종목이 하락했고 무려 287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락종목수는 역대 최다, 하한가 종목수는 역대 8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락종목수도 2002년 6월26일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종목은 39개에 그친 반면 하락종목은 전체의 93%인 780개에 달했고 이중 54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이와 함께 양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도 2년여만에 최대 수준에 달했다.
이날 정규장 중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천16억원, 66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은 지난 2004년 1월9일, 코스닥시장은 2004년 4월22일 이후 최대다.
한편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스타지수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여섯번 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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