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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수재민들의 쓸쓸한 추석맞이

<8뉴스>

<앵커>

하지만 차라리 추석이 없었으면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지난 여름 폭우로 사랑하는 가족도, 애써 가꾼 집도 모두 잃은 강원지역 수재민들의 쓸쓸한 추석맞이,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컨테이너 임시주택에 추석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5평 반, 비좁은 방안은 대여섯 명만 들어서도 가득찹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음식은 장만했지만 일가 친척들은 다 모이지 못했습니다.

[박일남/강원도 인제군 :  협소하다 보니까 올만한 사람들이 다 오지 못했죠. 방이 없고, 이 좁은 칸에서 같이 잘 수도 없고 하니까 간단히 이렇게...]

이렇게나마 차례를 지낸 가정은 그래도 다행입니다.

대다수 수재민들은 성묘만으로 조상모시기를 대신했습니다.

[박일환/강원도 인제군  : 어렵다 해도 찾아뵙고 사람이 할 도리는 해야죠.]

실종자 가족들에게 명절은 더욱 고통스런 시간입니다.

수해 80여 일이 지났지만 남편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황순주 씨, 남편의 차례상을 차려 철부지 3남매에게 절을 시키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황순주/강원도 인제군 : 원망보다는, 어차피 간 사람은 불쌍하잖아요. 가엾잖아요. 그 사람이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니까... 제가 앞으로 애들하고 잘 살아주는 게 그 사람에게 보답하는 거잖아요.]

컨테이너에서 추석을 맞는 강원지역 수재민들은 290여 가구.

1년 가운데 가장 풍성하고 넉넉하다는 한가위를 맞았지만 수재민들은 수해의 상처를 간직한 채 쓸쓸히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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