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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가'

여공무원, 백혈병 환자에 골수 기증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꺼져가는 생명에게 이렇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된 것이 오히려 감사합니다"

결혼한 지 겨우 10개월된 20대 여성 공무원이 생면부지의 꺼져가는 백혈병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골수를 기꺼어 내놓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가를 낸 사실이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사랑을 실천한 천사는 경남 의령군 정곡면사무소에 근무하는 남 모(24.농업서기 8급)씨. 

남씨는 최근 1주일간 면사무소에다 병가를 내고 대구 모병원 조혈모세포 채취센터에서 생면부지의 한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기증을 하기 위해 입원했다.

3일간 나눠 골수이식을 끝마친 남씨는 힘든 기색도 없이 "4년만에 골수기증 약속을 지켜 보람있고 오히려 기쁘다"며 환한 미소로 밝게 웃었다. 

남씨가 골수기증을 약속한 것은 2002년 대학에 다니던 중 언니(30)의 남자 친구(31)가 계속 몸이 아파 병원 진단결과,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조혈모 세포은행협회 등으로부터 유전자가 일치하는 골수를 찾으면 백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골수기증을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음을 알고 남씨는 언니와 함께 나란히 그 해 골수기증을 신청했다.

자매의 사랑에 감동한 듯 언니의 남자친구는 얼마 후 생면부지의 한 골수기증자로부터 골수 기증을 받게 됐고 건강하게 회복했다.

그 언니의 남자친구는 바로 지금 남씨의 형부다.

남씨는 "형부가 당시 고마운 기증자로부터 골수를 받아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된 것을 보고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기적임을 깨달았다"며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가까이에서 확인한 만큼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것은 너무나 행복할 일"이라고 말했다.

남씨가 골수기증을 하는 동안 언니와 형부는 병원에서 함께 돌봤고 신혼의 꿈에 빠져야 할 남편도 부인의 아름다운 기증 약속을 이해하고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줬다.

남씨가 근무하는 면사무소 김판시 부면장은 "헌혈도 꺼리는 세상에 골수기증을 위해 병가를 내고 복귀한 뒤에도 휴가까지 내 헌신적인 희생정신이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재균 한국조혈모 세포은행협회 본부장은 "골수이식은 백혈병 등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건강한 골수를 이식해 새로운 생명을 찾아주는 살아있는 기적으로 기증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2만대 1로 극히 어려워 많은 골수 기증자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남씨는 퇴근한 뒤에도 1주일 가량은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하는 만큼 힘겹지만 가장 의미있는 추석연휴를 보내게 됐다.

(의령=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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