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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쿠데타 나흘째…겉은 '평온'·속은 '불안'

군부 쿠데타 4일째를 맞은 22일 태국은 겉으로는 평온한 일상을 회복했지만 권력 내부는 대대적인 숙정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방콕 시내 대표적인 번화가인 수쿰빗과 실롬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퇴근시간대에 차량과 오토바이로 넘쳐나고 밤이면 방콕 특유의 밤거리 풍경을 연출해 이곳이 쿠데타가 발생한 나라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다.

다만 정부청사 주변에 포진한 탱크만이 쿠데타 발발 당시의 긴박감을 실감케 할 정도다.

청사 주변의 탱크는 21일 밤 일부가 철수해 10대에서 4대로 줄어들었다.

배치된 군인 수도 50~60명에 불과하다.

육·해·공 본부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 배치된 탱크는 이보다 앞서 지난 20일에 대부분이 철수했다.

한국교민사회도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곳에 진출한 150여개 한국기업도 정상조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민들이 운영하는 관광업계는 오히려 더 분주해졌다.

추석 황금 연휴의 관광 특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연휴 기간 태국 여행을 위한 예약이 이미 매진된 상태인데다 이달 28일 국제공항이 현재 돈 므멍에서 수완나품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겉은 평온하지만 권력 내부는 대규모 숙정작업이 착수되면서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다.

쿠데타 지도부는 언론을 완전 장악한 상태여서 쿠데타에 비판적인 현지 언론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은 채 군부의 일방적인 성명 발표가 뉴스의 주를 이루고 있다.

탁신 치나왓 총리의 고향인 치앙마이와 인근 치앙라이, 매홍손 등 3개주(州)의 지역 라디오 방송국 300여곳이 군부의 지시에 따라 2일째 방송을 중단하고 있다.

이들 3개 주는 탁신이 창당한 '타이 락 타이'(TRT)의 정치적 기반이 강력한 지역으로, 이 지역 주민들은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에도 탁신에 대해 절대적 신임을 보내고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쿠데타 주역인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총사령관이 이끄는 '민주개혁평의회'는 대대적인 숙정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일부 언론은 탁신 재임 시절의 부패한 정치인과 경제인을 숙정 대상으로 100인 명단의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고 보도해 뒤숭숭한 분위기다.

군부는 이미 치차이 와나사팃야 제 1부총리와 프롬민 럿수리뎃 에너지 장관, 뉴인 치드촙 농업부차관과 용윳 티야파이랏 정부 대변인 등 4명의 각료를 구금해 탁신의 부정을 캐기위해 '심문'을 벌이고 있다.

평의회는 또 탁신의 부정 축재 환수를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 쿰잉 야루반 마인타카 감사원장을 책임자로 앉혔다.

이 위원회는 이미 탁신의 탈세와 무기 탐지기 구매 과정의 부패 혐의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내 사정에 밝은 이성헌 한태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절대적 충성과 존경을 받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쿠데타를 추인했기 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평온을 되찾은 것 같다"며 "군부는 약속대로 2주내에 새총리를 임명, 겉으로는 권력이 민간에 이양된 형태를 띄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군부 주도하에 친 탁신 계열에 대한 숙정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그 때까지는 쿠데타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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