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그림은 제가 스케치할 겁니다."
가수 이루(23)는 27일 발매할 2집 '레벨 Ⅱ'를 준비하며 다부진 결심을 한 듯했다.
'태진아의 아들' 에서 '가수 이루'로 존재감을 인식시키겠다는 각오다.
1집은 아버지 회사인 JA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했지만 작년 말 이루엔터테인먼트를 설립, 대표 명함을 파고 1집 때 번 돈을 통째로 투자해 2집을 냈다.
제대로 가수로 우뚝 서보겠단 생각에 다니던 미국 버클리음대를 포기하고 단국대학교 1학년 뮤지컬과에 입학했다.
힘든 결심이었다.
뮤지컬 음악을 공부해 앞으로 영화 음악감독을 맡는 게 꿈이다.
"1집 때는 태진아 아들이란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는 이루는 "아버지의 사랑엔 늘 감사하지만 아버지의 후광을 입었다는 말에 힘들었다"고 했다.
또 "대선배인 아버지는 당신이 경험한 시행착오를 아들이 겪지 않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쓰시지만 깨지고 넘어져도 몸으로 경험해보고 싶다. 그래야 먼 훗날 내 힘으로 버틸 수 있다. 앞으로 그려나갈 그림은 내가 스케치하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 '옥경이' 편곡해 아버지와 듀엣
이런 생각에 2집을 준비하며 아버지와 견해 차도 있었다.
선곡 때다.
아버지의 음악적 견해는 인정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대중의 듣는 귀, 음반업계의 트렌드가 변한 만큼 세대 차를 극복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옥경이'란 노래가 부자의 음악적 견해에 접점을 찾게 했다.
이루는 2집에서 아버지의 35년 음악 인생에 존경을 표했다.
태진아가 1989년 발표해 히트한 '옥경이'를 R&B로 편곡해 듀엣으로 녹음했다.
"아버지에게 피처링 제의를 했다"는 이루는 "'옥경이'는 내게 의미가 큰 노래"라며 "아버지가 17년 전 불러 히트한 노래인 데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담겨 있다.
부자가 아내·어머니 이름을 함께 외치게 됐다"며 웃었다.
이 노래를 수록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아버지의 노래를 젊은 팬층에게 다시 알리고, 나이가 드신 분들도 제 음반을 들을 수 있도록 팬층을 넓히고 싶었어요. 다양한 층에게 듣는 재미를 드리고자 보너스 트랙으로 삽입했습니다. 방송 무대에선 아버지와 함께 한 적이 있지만 듀엣 녹음은 처음이어서 살짝 긴장되던데요.(웃음)"
◇ "대중적인 발라드로 심금 울릴 터"
이루는 1집 타이틀곡 '다시 태어나도'에 이어 2집 타이틀곡 '까만 안경'으로 잇달아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다.
장윤정의 히트곡 '어머나'를 쓴 윤명선 씨가 작곡한 '까만 안경'은 가슴을 울리는 정통 발라드곡.
'한 여자가 떠나요/너무나 사랑했었죠/그래요 내 여자예요/내 가슴 속에서 울고 있는 여자 사랑해요~'란 가사는 이별남녀 모두에게 '내 얘기'가 된다.
"사랑은 해봤어요? 이별의 아픔을 알고 노래하세요?"라고 묻자 이루는 "사랑 많이 해봤죠. 지금은 여자 친구가 없지만 이별의 아픔은 알 나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 태어나도'는 풋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느낌이지만 '까만 안경'은 성숙한 아픔을 노래하는 것 같아 더욱 깊이가 느껴져요. 부드럽게 부르는 창법에서 거친 음색으로 바꿨고, 고음에서도 힘을 실어 불렀습니다."
1집 때 '돌아갈 수만 있다면'에 이어 2집에도 '가슴앓이'란 노래를 작사·작곡·편곡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 여러 가수들에게 노래를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대로 트로트 그룹 LPG의 2집에 '하필'을 수록해 실력을 과시했다.
또 2집에 힙합 리듬의 '위드 유(With You)', 록에 바탕을 둔 주영훈 작곡의 '사랑하니까' 등을 담아 장르의 폭도 넓혔다.
◇ 외로웠던 성장기, 노래하며 동료애 느껴
이루는 1집 활동 후 거미줄 인맥을 갖게 됐다.
음반 재킷 속지 '쌩스 투'에도 브라이언, 환희, 박화요비, 린, 테이, SS501 김현중·허영생, 임정희, 김창렬 등 수많은 동료 연예인에 대한 감사 인사가 담겨있다.
그는 "데뷔하며 동료 의식이란 걸 처음으로 느껴봤다"고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 이루는 외로웠다.
형은 외국에 있었고 아버지는 연예 활동으로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또 부모의 과잉보호에 집 밖에 나가지 못해 늘 어머니와 고무줄·공기놀이를 했다.
"성격이 여성스러워지는 것 같았어요. 중3 때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반항심에서 불량한 모임에 들어가 애들이랑 매일 싸우고 다녔어요. 부모님은 전혀 모르셨죠. 집에선 180도 바꿔 착한 아들로 살았으니까요."
1집 활동을 통해 그는 함께 노래하는 동료 가수들과 친분을 쌓게 됐다.
"누구의 아들이란 선입견을 없애려고 무조건 먼저 다가갔다"는 그는 "남자 연예인들과 만나니 영화 보고 운동하고 같이 할 게 많더라"며 "내 휴대폰에는 온통 남자 전화번호밖에 없다. 사람을 잘 챙기는 편이어서 하루에 한번씩은 전화 통화를 한다"고 인맥 관리 비결을 공개했다.
의지도 대단하다.
2004년 1월 가수의 꿈을 위해 미국에서 귀국할 당시 몸무게가 117㎏.
운동과 식단 조절로 45㎏ 감량에 성공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절대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밤 새워 녹음하며 배고플 땐 야식을 먹은 후 운동하고 잠을 안 잤습니다. 근력 운동을 더해서 3집 때는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공개할게요.(웃음)"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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