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지현(28)씨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 극적으로 탈출한 지 9일째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아직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채 범인의 윤곽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 제자리 맴도는 수사 = 경찰은 사건 직후 이씨가 탈출한 경기도 양평의 주유소 CCTV 화면을 통해 모자를 쓴 범인 1명의 영상을 확보했지만 화질이 나빠 수사에 큰 도움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납치장소 주변에서 목격자를 찾는 한편, 주변 CCTV 화면분석을 통해 범인들의 모습을 추가 확보하려 했지만 별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이렇다할 수사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거의 유일한 증거품인 수갑 2개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며 납치범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수갑을 단서로 한 수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씨 진술을 토대로 범인의 몽타주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 납치범, 프로? 아마추어? = 이씨 납치범들은 때론 프로다운 치밀한 면을, 때론 아마추어 같은 허술한 면을 동시에 보여 경찰도 이들의 정체를 쉽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모자만 쓴 채 범행한 점 ▲이씨에게 안대를 씌우거나 재갈을 물리지 않은 점 ▲도주 때까지 이씨가 연예인인 점조차 몰랐던 점 등을 `전문가'답지 않은 허술한 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범인들이 ▲이씨 탈출 후 급히 도주하면서도 과속 카메라에 사진이 남지 않게 하려고 침착히 제한속도를 준수한 점 ▲3명 이상이 2개 차량으로 나눠타고 조직적으로 움직여 경찰 포위망을 유유히 빠져나간 점에서 상당한 치밀함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이중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 어떤 유형의 인물로 특정하기 어려워 수사에 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양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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