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매우 귀한 일본 왕실이 41년만의 아들 출산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
6일 오전 건강한 남아를 낳은 일본 아키히토(明仁) 천황의 둘째 며느리 기코(39) 여사의 출산은 일본 왕실에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은 소식을 전했다.
남아 출산은 1965년 천황의 차남인 아키시노 왕자가 태어난 뒤 처음이다.
일본 왕실에서는 천황의 형제들을 포함해 손자대에서 그동안 9명이나 줄줄이 여자만 태어났다.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내외가 여아 한 명을 두고 있으며, 아키시노 왕자 부부도 딸만 두 명을 낳았다.
일본 왕실은 남계.
남자 만의 왕위 계승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아가 태어나지 않아 대가 끊길 우려마저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왕실전범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전문가 회의를 통해 여계·여자 천황을 인정하는 전범 개정안까지 마련했었다.
직계 손녀로는 3번째 이지만 왕세자의 딸인 아이코(4)의 왕위 계승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당초 금년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던 왕실전범 개정안은 지난 2월 기코 여사의 임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단 보류됐다.
출산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왕실전범을 개정하는데 강력히 반대해온 일각의 반발에 배려하는 뜻도 있었다.
이번 남아 출산으로, 전범 개정 논의는 당분간 수면하로 잠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상 천황은 대신들로 구성된 내각의 임명장을 수여하는 등의 의례적인 행사 이외에는 현실 정치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존경심을 받는 등 국가의 권위를 지키고, 결속을 이루는데 있어 상징적인 존재로서의 역할은 지대하다.
외국 원수의 국빈 방문시의 접견이나 외국 방문, 전국 단위의 국내 행사, 재해지역 방문 등 천황이 수행하는 행사는 많다.
왕실 가족들도 학술, 과학 행사 등에 참석하거나 장애자 단체 운영 등의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남아가 태어났지만, 장차 왕위를 계승할 경우 혼자 왕실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벅찬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왕실의 역할과 국민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전범을 현실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차기 총리가 확실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전범 개정 논의에 대해 "왕위계승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여론을 들어가며 냉정하고도 신중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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