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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 뉴스비평] '비전 2030' 관련 뉴스

정부가 '비전 2030'을 발표하자 언론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1천1백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언론은 정부가 내놓은 '비전 2030'은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미래이고, 대선용 메시지이며, '소설 같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목표의 비현실성을 비판하는데 집착한 나머지 '비전 2030'이 실제로 영향을 미칠 정책 방향의 변화에는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8월 30일 SBS 8시뉴스는 정부가 그리고 있는 2030년 우리나라의 노인, 육아, 고용, 비정규직 문제의 변화된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현재 40위권에 머물고 있는 삶의 질이 10위로 껑충 뛰어, 노인의 66%가 연금으로 '걱정 없이' 살고, 74%가 육아서비스 혜택을 받아 '맘 편히' 아이를 낳을 수 있으며, 고용률이 72%에 이르며,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85% 수준까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소설 같은 이야기로 들립니다. 뉴스는 이어 그렇게 되기 위해 1천 1백조 원의 돈이 필요하다는데, 정부가 정작 가장 중요한 재원 마련 방안은 국민에게 넘겨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는 비전 2030이 과연 현실성 있는 ‘계획’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SBS 뉴스는 정부가 발표한 '비전'을 '계획'과 혼동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우리에게 익숙했던 '5개년 계획'을 분석하듯이 비전 2030을 분석하려한 것입니다. 비전이란 원래 좀 허황하게 들리게 마련입니다. 비전은 단순한 꿈과는 다르지만, 현실성을 요구하는 '계획'과도 다릅니다. 비전에서는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와 방향이 중요합니다. 정부가 가겠다는 방향은 '복지국가 모델'입니다. 일단 방향을 '복지' 쪽으로 틀고 나면, 정권이 바뀌어도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전 2030의 현실적 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뉴스도 초점을 숫자가 아니라 방향에 맞춰야 합니다. 그러나 SBS 뉴스는 이 부분을 소홀하게 다뤘습니다. "복지 지출이 경기 진작을 위한 투자가 된다는 정부의 철학은 큰 논란을 낳고 있다
"는 지적이 전부입니다.

'비전 2030'은 노무현 정부가 내년부터 복지 쪽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를 대선에서 쟁점화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현실화 될 복지정책 드라이브에 주목하지 못하고, 이를 대선용 메시지로 가볍게 넘겨버린 것입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8월 27일 SBS 뉴스는 '미국의 의도'를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뉴스가 분석한 것은 '의도'가 아니라 작통권 이양시기,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문제, 미 공군의 사격훈련장 확보문제 등에 대해 미국이 밝히고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날 뉴스는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협상이 큰 압박을 받게 되었다면서 정부의 작통권 환수 정책 등이 대미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함으로써, 미국이 주둔비 분담 비율을 높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이 그럴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의도라고 할 때는 작통권 이양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생각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의도를 분석해 내지 못하는 것은 한국 언론의 전반적인 한계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래도 한국 정부의 작통권 환수 주장에 대한 반감과 배신감 때문에 미국이 반발했던 것이라거나, 작통권 이양이 자국에도 이익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처음부터 환영하고 있었다는 등의 분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의도에 대한 신뢰할만한 정보도 없이, 작통권 환수 반대론이 한국 정부만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한국 정부가 환수 추진을 반대한다고 해서 환수가 보류될 수 있는 상황인가에 대한 판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 정부의 의도에 대한 명확한 분석위에서만 가능합니다.

8월 29일 SBS 뉴스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의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인 뉴딜정책이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는 당의 정체성과 맞느냐는 비판을 받았고, 재계로부터는 뉴딜이 여당의 반기업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정치적 행보 정도로, 시민단체와 노동계로부터는 재벌에 대한 항복 선언으로 치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이제 김 의장은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의장이 주창하는 '사회적 대타협'은 원래 정부와 시민단체가 추진하던 것입니다.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구체적으로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지만, 사회적 대타협은 경제 살리기 뿐만 아니라 정부가 발표한 비전2030의 시동을 거는데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회적 대타협도 비전 2030도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이끌어 온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뉴스가 설명하듯이 전혀 딴 이야기가 아니고,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뉴스는 김 의장의 뉴딜을 그의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관점에서 보지 말고, 사회적 대타협이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적 보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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