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한 미용실.
평일 오후 시간대지만 여성 못지않게 남성들도 눈에 띕니다.
미용실을 찾는 손님 뿐 아니라 종사하는 헤어 디자이너 역시 남성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오준석/헤어디자이너 : 매장 안에도 남자들이 20~ 30%는 되기 때문에 불편한 것은 없다.]
이렇듯 미용실에 남성들이 몰리는 것과는 정반대로 동네 이발관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데요.
영등포의 한 이발관.
1974년 처음 문을 연 이 곳은 한 차례 내부수리로 현대식 외관을 갖췄지만 바리깡으로 불리는 클립퍼와 머리 감을 때 쓰는 양철조리 등 이발도구들을 그대로 사용하며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곳의 이발사 김동희 씨는 올해로 경력 40년째인 베테랑 이발사.
한때는 앉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김동희/이발사 : 일요일 같은 경우는 50~60명도 했다. 80년대 후반까지도 손님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이곳을 찾는 손님은 하루에 10명 안팎.
74년 당시 1500원 하던 이발료가 지금은 8천원으로 올랐지만 찾는 이가 줄다보니 이발관 운영은 힘겹기만 합니다.
[김동희/이발사 : 요즘은 저축은 일절 하지도 못하고 겨우 밥 먹고 사는데 급급하고 있다.]
이렇듯 동네이발관이 사라지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초반.
이발관의 표지간판인 삼색등을 불법 차용, 안마나 마사지, 윤락행위를 하는 퇴폐업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건전하게 영업하는 이발관들까지 타격을 받게 됩니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용실에 손님을 빼앗기게 됩니다.
[김태영(24세)/서울시 서초구 : 이발소는 스타일이 잘 안 살아요.]
[송재익(20세)/서울시 영등포구 : 자기 머리 두상에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서 미장원을 많이 이용한다.]
이 때문에 동네 이발관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이발기술을 배우는 사람들도 크게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이용기술학원.
하루 4시간씩 이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이곳은 10년 전만 해도 한 달에 등록하는 수강생이 70명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안만복/서울이용기술학원장 : 70% 줄었다. 20~30명 평균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나마도 지금은 이발사가 되기보다는 이민생활에 필요한 기술로써 이발을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최영만/서울시 서초구 : 연말쯤에 해외로 이주할 예정인데, 이발을 택해서 그 동네에서 빨리 적응하려고 한다.]
[채수철(65)/경기도 양주시 : 한 달 수입이 8시간 기준으로 1천 달러 정도는 된다고 한다. 노인으로써 괜찮은 여건 아닌가.]
산업근대화의 초입 지점인 60~70년대.
이발사의 편안한 미소와 구수한 입담으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이발관.
지금은 현대식 시설을 갖춘 미용실과 사회 전반의 부정적인 인식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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