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출신 유명 방송인이 정크푸드 광고
영국에서 비만이 사회문제로 급속히 번져가고, 이에 대해 총리까지 나서 대책 마련을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HSSF 음식(High Salt Sugar and Fat 소금,설탕 지방이 많은 음식), 즉 정크푸드가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는 소식을 두 차례 전했다. 특히, 방송 통신 심의 기구인 오프콤(Ofcom)이 정크 푸드의 방송광고 규제를 준비중이고, 이에 대해 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도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비만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여겨지는 정크 푸드 광고에 유명 방송인이 출연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주인공은 BBC의 축구 전문 진행자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개리 리네커(Gary Lin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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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네커(왼쪽)가 역시 영국 대표팀 스트라이커 출신 쉬어러(가운데)등과 함께 BBC에서 축구를 중계하는 장면. |
리네커는 축구를 국기로 생각하는 영국에서 정말 영향력있는 인물이다. 영국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출신에 현재 영국 공영 방송 BBC의 축구 방송을 도맡아 중계하는 방송인이다. 이번 2006 월드컵도 전부 그의 입을 거쳐 방송됐다. 프리미어 리그 시즌 중에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에 편성하는(일요일 아침 재방송) 인기 프로그램 '오늘의 경기(Match of the Day, 1시간 20분)' 진행을 맡아 프리미어 리그에서 펼쳐진 명장면을 모아 보여준다. 우리처럼 연예인들이 겹치기 출연하는 연속극, 오락프로그램이 거의 없고, 정치인들이 특정 사안도 없이 당내 문제로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일이 없는 가운데 TV뉴스 앵커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TV에 등장하는 유명인 축에 든다.
유명인 제품광고, 결함 상쇄시키는 효과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 입장에서 이런 유명인을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지난 월드컵에서 이영표의 우유와 은행 광고, 박지성과 홍명보의 전자제품 광고, 히딩크와 아드보카트의 전자제품 광고 등이 봇물을 이뤘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문제는 국내 축구인들 광고의 경우 유해제품과는 무관한 것이니 문제가 없지만, 영국 대표팀 주장 출신에 현 축구해설자 리네커의 경우 영국인들에게 최고 골칫거리로 등장한 비만, 그것도 소아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정크푸드 광고이다 보니 도마 위에 오를 법도 하다. 어린이 상대 과자 광고를 해 온 지가 벌써 여러해 지났지만, 정크푸드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불거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정크푸드 광고를 밤 9시 이전에 아예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중이어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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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네커의 과자 광고 장면. |
리네커를 곤경으로 몬 또 다른 요인은 리네커가 광고하는 과자의 제조회사가 과자 속에 포함된 소금함량을 줄였다고 잘못된 보도자료를 내 소비자 단체로부터 호되게 당한 것이다. 리네커와 직접 관련있는 일은 아니지만, 리네커 입장에서 유쾌한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리네커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꼭 그런 광고로 돈을 벌어야겠느냐는 도의적인 차원으로만 머물 것 같지는 않다. 정크푸드 자체가 광고 금지 품목으로 지정될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공영방송 BBC의 간판 축구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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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의 인기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 프리미어 리그 명장면을 모아 방송한다. 리네커가 진행한다. |
여기서 참고로 아직도 우리 뇌리 속에 깊게 남아 있는 커피광고와 안성기가 떠오른다. 최근에는 장동건.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마시고 싶다는 참 그럴듯한 광고문구와 함께 한국의 국민 배우로 일컬어지는 안성기가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정녕 한 편의 동화나 순정 소설같은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안성기가 갖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이미지가 상승효과를 일으켜 커피 속의 카페인 문제가 뒤로 가려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호감있는 인기인의 광고가 그만큼 부정적인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인데...
2010년 어린이 20%대 비만…비만도 유전
영국정부가 최근 영국사회의 비만을 경고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대로 갈 경우 어린이 비만이 심각해진다는 것인데... 2010년 2살에서 15살 여자어린이의 경우 22%, 남자 어린이의 경우 19%가 비만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어른의 경우도 1980년대까지 6%였던 남성 비만이 2010년 33%로 여성비만은 28%로 높아진다는 전망치를 내놨다. 비만이 유전될 수도 있다는 대목에서는 섬뜩해진다. 부모 양쪽이 모두 비만일 경우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반면 부모가 정상일 경우 그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20명 가운데 한 명으로 낮아진다. 자녀를 위해서도 부모들 비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일이다. 아니 결혼해 아기를 갖기 전에 이미 비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혼수 목록 1호: 비만이 아닐 것.
그런데 영국 성인들은 아직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올 들어 6개월간 영국 성인들이 헬스장을 찾아 운동할 수 있는 하는 회원권 구매가 6%나 떨어졌다. 요금은 평균 17%나 낮아졌는데, 회원권 구매가 오르기는커녕 더 낮아진 것이다. 오죽하면 영국 정부가 비만 문제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최근 '체력단련 장관(minister for fitness)'이라는 자리를 만들었을까. 우리도 비만 문제가 남의 운동에 앞장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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