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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춘화 "내 연구가 문화정책 보탬되길"

박상환 지도교수 "하씨는 학문에서도 프로"

"도시화와 산업화가 이뤄진 70년대 대중은 기쁨과 슬픔처럼 상반된 정서를 동시에 선호했음이 드러났습니다."

가수 하춘화(51) 씨가 '사회 변동기의 대중가요와 대중정서의 상관성 연구'라는 논문으로 25일 철학박사 학위를 땄다.

2003년부터 서울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예술철학을 전공한 하 씨는 이날 이 대학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05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받았다.

하 씨는 학위수여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중가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그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별로 없어 이를 체계화하는 박사학위 논문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하 씨는 "실증적 분석을 통해 대중가요가 대중정서 함양에 큰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미래 지향적 문화정책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 씨는 논문에서 "70년대 가요 80곡으로 대중의 선호 성향을 조사한 결과 도시를 지향하면서도 고향을 그리워하고, 희망을 가지면서 과거를 추억하고, 새 만남을 경험하면서도 이별을 경험하고 또 기쁨을 느끼며 동시에 슬픔을 느끼는 이중적 정서 성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6세부터 지금까지 45년을 노래한 하씨는 이 같은 현장 경험이 실증적인 연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 학생, 주부의 1인 3역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나오자마자 국회도서관으로 가야 했고, 집에 갈 때는 시장에 들렀다"며 "박사과정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더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간의 고충도 털어놨다.

박사학위를 딴 소감에 대해 하 씨는 "학위 취득은 공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에 기쁜 감정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더 공부할 수 있나 생각이 앞선다"고 말했다.

하 씨를 지도한 박상환 교수는 하 씨의 박사학위 취득이 대중문화 또는 문화 전반에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박 교수는 "하 씨가 가요계의 스타인 줄은 알았지만 학문에서도 역시 스타이자 프로라는 것을 느꼈다"며 "주어진 일을 정해진 시간 내에 완벽히 소화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설운도, 문희옥, 한혜진, 현숙, 인순이, 태진아 등 동료 가수들이 참석해 하씨를 축하했다.

80년 2년제 대학을 나온 뒤 96년 41세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에 편입한 하 씨는 98년 학사학위를 딴 데 이어 2000년에는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애초 법학박사 과정에 지원했던 하씨는 3년 연속 전형에 불합격하는 고배를 마신 뒤 2003년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에 지원, 합격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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