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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공화국 불명예 원인은 '사회 양극화'

환란 이후 저소득층 '한탕주의' 만연

올해 초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잡지 못해 구직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김모(28)씨는 매일같이 사행성 게임장에 드나든다.

졸업을 앞둔 지난해 말부터 취직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드나들기 시작한 것이 '백수'가 된 요즘은 하루라도 게임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할 정도가 됐고 그 결과 친구들에게 300만 원의 빚까지 지고 말았다.

김 씨는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도 없고 애꿎은 한숨만 나오지만 잃은 돈을 만회해볼까 하고 또 게임장을 찾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면서 10% 가까운 성인 남녀가 도박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도박공화국'을 만든 원인에는 정부의 정책 실패와 함께 외환위기 이후 가속화된 사회 양극화가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갈수록 넓어지는 빈부 격차 속에서 중산층에서 빈민층으로 전락한 사람들이 특별한 낙이 없는 현실에서 도피, 일확천금의 '짜릿한' 순간을 맛보고자 대거 게임장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정해구 교수는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 게임장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은 택시운전사, 공장노동자, 비정규직 근로자 등 저소득층"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노력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길은 없고 대박 한 건을 터뜨려야한다'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졌고 이 덕을 본 것이 로또와 사행성 게임"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도 "우리 사회는 산업화 과정에서 성실히 일한 사람보다는 기회를 잘 잡은 땅부자, 재벌이 부를 쌓는 사례가 많아 다른 사회보다 '한탕주의'가 강하다"며 사행성 게임장 범람도 저소득층에 번진 한탕주의의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우리 사회는 개인이 현재 들인 노력을 5년 후, 10년 후에 정직하게 되돌려 주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희망을 잃고 비일상적인 쾌락에 빠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최근 사행성 게임장이 주택가 깊숙이 침투하면서 마음의 안정이나 생활의 재미와 유리된 삶을 사는 서민들이 도박의 유혹에 자주 노출돼 도박중독자로 전락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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