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자영업자 등 비실수요자에 대한 외화대출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하반기 들어 금융감독원에서 엔화대출 특별관리를 지시한 데 이어 최근 한국은행까지 지도에 나서자 은행들이 외화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함에 따라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2일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비실수요자에 대한 외화대출을 전면 중단토록 지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자영업자에 대한 엔화대출을 중단하고 있으나 이번 조치는 대출 제한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해외직접투자나 용역지급, 장비 구입 등 외화대출에 대한 명확한 실수요를 증명해야만 대출이 가능하며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환위험 관리가 미흡한 고객이라고 판단하면 대출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21일 전 영업점에 외화대출 취급 때 유의사항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실수요가 없는 외화 운전자금 취급 억제와 원화대출의 외화대출 대환 지양, 자금 용도 확인과 철저한 운영기준 준수 등이 담겨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4월부터 엔화대출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나 이번에는 영업점에서 사실상 외화대출을 중단했다고 느낄 정도로 기준을 강화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외화대출은 건마다 본점에서 승인을 해줘야 한다"며 "본점에서 승인을 까다롭게 할 방침이라 신규 대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환위험회피형 대출상품인 프리커런시론에 한해 업종 제한없이 대출을 해줬으나 지난 18일부터 프리커런시론도 실수요자에게만 대출해 주기로 하는 등 심사기준을 강화했다.
또 통화스와프와 연계해 환위험을 없앤 일반 외화대출에 대해서도 실수요자 위주로만 대출해 주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실수요자 위주로 외화대출을 실시토록 지시했다.
CD금리부 외화대출과 고정금리부 외화대출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외화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지난 17일 한은에서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지도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하반기 들어 금감원이 엔화 대출 등에 대한 특별관리를 지시해 대부분 은행들이 관리를 강화했으나 최근 일부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등이 외화 대출경쟁에 나서자 이번에는 한은이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올초부터 엔화대출을 줄이기로 했으나 최근 3~4개 은행이 엔화대출을 다시 늘리자 일부 은행에서 고객이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에 따라 은행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시장 질서를 잘 지키도록 당부했으나 강제성이 있는 지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외화대출 관리 강화로 엔화대출은 물론 전반적인 외화대출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엔화대출 뿐만 아니라 달러대출도 늘고 있어 한은에서 전반적인 외화대출 자제를 당부했다"며 "외화대출을 늘렸던 일부 은행은 규정 개정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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