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함께 부부에게는 처가와 시댁이라는 새로운 가족관계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이 시댁에 대해 갖는 부담이 훨씬 더 큰 것이 사실인데요.
이는 세대 간의 인식 차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한 달에 두세 번 왔으면 좋겠다.]
[시부모님 생신이나 행사와 같은 특별한 일 빼고는 잘 안 갈 거 같다.]
며느리들은 무엇보다 시댁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습니다.
[박명희(가명) : 시누이랑 나랑 비교하면 나는 시부모에게 남이다. 굉장히 차별한다. 당신은 잘 모르시지만···.]
[이미숙(가명) : 시댁에 가면 어머니가 아들은 전혀 일을 안시킨다. 밥상 드는 것을 남편에게 부탁하면 그 자리에서 막 무안을 주신다.]
이런 일상적인 부담감과 거리감은 명절이나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면서 극에 달하는데요.
일방적으로 가사노동을 떠안게 되다보니 며느리들 사이에선 명절을 '노동절'이라 부르기까지 합니다.
[이미숙(가명) : 시댁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가기 전 일주일부터 머리도 아프고 병이 난다.]
며느리들에 대한 시부모님의 차별 역시, 여성들에게는 말 못할 어려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숙경(가명) : 둘째, 셋째, 넷째 며느리는 직장생활 한다고 무마되고 나만 일을 시킨다. 그것을 19년 동안 하다 보니까 열이 나더라.]
무엇보다 전통적인 가족관에 따라 일방적으로 시댁에 대한 헌신만을 강요하는 것도 문제로 꼽습니다.
[박명희(가명) : 나도 친정이 있고 친정에 가고 싶다. 친정에서는 나도 귀여운 외동딸인데···. 그런 경우에 제일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가부장적인 가족 문화가 뿌리 깊은 관습으로 남아있다 보니 여성들에게 시댁은 자연, 멀고도 부담스런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박명희(가명) : 딸한테는 집안을 보고 시집을 가라고 한다. 아버지가 가부장적인 집안은 아들도 가부장적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일방적인 헌신과 인내만을 강요하는 전통적 가족관은 주부들의 노동가치를 무색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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