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지역의 각 경찰서들이 개학을 앞두고 봉사활동 점수를 채우기 위해 몰려드는 중·고교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주말을 앞둔 18일 관할 5개 지구대를 찾은 학생을 포함, 하룻동안 100여 명의 학생이 경찰서를 다녀갔으며 최근 1주일간 1일 평균 50∼60명의 학생이 경찰서에서 봉사활동을 마쳤다.
부평서 관내 부평고, 산곡중, 부일여중 등 대부분의 중·고교가 오는 21일 개학함에 따라 중·고생들이 방학이 끝나기 전 서둘러 봉사활동 점수를 채우기 위해 경찰서로 몰려들고 있는 것.
그러나 학생들이 경찰서에서 할만한 봉사활동이 거의 없다는 게 경찰의 고민이다.
고작 시킬 수 있는 일이라곤 경찰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리에 쓰레기가 거의 없어 학생들이 그저 형식적으로 거리를 배회하다 오는 경우가 많고 더구나 한낮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마저 시키지 못하는 데도 확인도장을 찍어줘야 한다는 게 경찰의 하소연이다.
때문에 경찰은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양로원 등 진짜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며 타일러 돌려보내기도 하는데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다시 찾아와 '봉사활동을 시켜달라'며 떼를 쓰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천지역의 남동, 연수, 중부경찰서 등 다른 경찰서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학생들이 이렇게 경찰서를 비롯, 구청과 동사무소 등 관공서로 몰리게 된 것은 양로원이나 장애인복지시설 등 봉사활동이 어렵고 힘든 곳보다 확인 도장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관공서에서 '적당히 점수를 받으려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부평구청은 방학 때 한꺼번에 몰리는 학생들의 봉사활동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주 4일간 1천여 명의 신청을 받아 환경정화활동 등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채 수용하지 못한 학생들은 아파트관리사무소 등과 연계해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하게 했다.
반면 실제로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는 양로원이나 복지시설 등엔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이 거의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양로원 '희락원'의 경우 여름방학 기간인 7 -8월 2개월 간 봉사활동을 위해 찾아온 학생은 단 3명에 불과했으며 이들마저 지난주 개학을 앞두고 서울에서 찾아온 학생들이다.
부인과 단둘이 9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는 원장은 "여름엔 노인들을 씻기는 일이나 빨래 등의 일이 더욱 많아져 도움이 절실한데 휴가철이라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중학교의 경우는 1년에 20시간을 기준으로 내신성적의 5% 점수로 반영되며 고등학교의 경우 교육부가 1년에 40시간을 권장하고 있고 봉사활동 시간을 점수화해 봉사활동 내용과 함께 학생생활기록부 비교과영역활동란에 기록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봉사활동 점수가 졸업을 위한 의무 요건이라거나 대학입시에서 계량화한 점수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고 대학교별로 자율적으로 면접전형 등에서 학생부 내용을 참고하는 정도이다.
부평고교 3학년 담임 K 모 교사는 "최근 대학들이 면접에서 비교과영역 활동내용을 많이 반영하는 만큼 '진짜' 봉사활동을 한 학생들이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며 "학생들이 봉사활동 의미를 되새기며 진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찾아갈 것"을 당부했다.
부평경찰서 배금석(45) 경무계장은 "요즘 경찰서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봉사활동 의미가 자꾸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평소 학생들이 쉽게 찾지 않는 경찰서를 집단으로 찾는 바람에 '경찰홍보'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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