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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효과 없다"

3.5톤 미만 차량 저감장치가 검은 매연 저감 못해

<8뉴스>

<앵커>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경유차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SBS 취재 결과, 상당수의 차량들이 이 장치를 몰래 떼 버리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왜 그럴까요?

박정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중순 김모씨는 자신이 모는 대형 트레일러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았다가 일주일만에 떼내버렸습니다. 

[김 모씨/트레일러 운전자 : 여름에 에어컨 켜고 신호대기 몇 분 서 있잖아요, 그러면 라이트가 벌써 흐려져요.]

김씨가 일하는 업체에 소속된 여섯대의 차량 가운데 다섯대도 저감장치를 달자마자 제거했습니다. 

[윤 모씨/트레일러 운전자 : 바닥까지 (엔진 오일이) 떨어졌어요. 왜 이렇게 떨어질까 해서 앞을 들어보니까 엉망이 돼 있었어요. (오일로요?) 네.]

차량 배기관에 다는 필터가 제 역할을 못해 막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차량 기술자들은 주장합니다. 

[대기업 차량 정비과장 : 이론적인 생각보다 (배출가스)가 제대로 빠지지 않으니까 열을 받고 연료도 많이 먹고 출력이 떨어지니까 떼어버리는 거죠.]

올해부터 정부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일정 기간이 지난 경유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SBS가 입수한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저감장치를 달자마자 실험한 3.5톤 미만의 경유차량 가운데 17%, 즉 여섯 대 가운데 한대 꼴은 여전히 매연검사에서 불합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차량들도 엔진 등을 수리했기 때문에 매연이 일시적으로 준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6개월 전 저감장치를 단 한 트럭의 배기통에서는 여전히 검은 매연이 나오고 있습니다.

3.5톤 미만용 저감장치를 만든 업체도 이런 사실을 인정합니다. 

[저감장치 제조 업체 직원 : 불행하게 DOC(3.5톤 미만 저감장치)는 숯 검댕이를 못 잡아요. 가시적인 효과가 전혀 없는거죠.]

정부는 차량에 따라 저감장치 설치 비용의 최고 95%, 770여 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2014년까지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들어갈 정부 예산은 무려 3조8천억 원.

달았다가 몰래 떼내버리는 저감장치는 우리 국민이 낸 세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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