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주간의 북한 소식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14일)은 북한의 영화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남쪽에선 최근 '괴물'이라는 영화가 큰 인기인데 북쪽에서도 이에 버금가는 인기몰이 영화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소식, 오늘은 정치부 윤영현 기자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북한의 영화 관련 소식을 준비하셨다고요. 남쪽에선 최근 '괴물'이라는 영화가 큰 인기인데 북쪽에서도 이에 버금가는 인기몰이 영화가 있다구요?
<기자>
네, 화제의 영화는 지난 6일 평양시 영화관에서 일제히 개봉한 영화인데요.
'한 여학생의 일기'라는 영화입니다.
매일 관람객 수가 수만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조선중앙TV 등 북한의 각 매체도 나서서 연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시청 소감 잠시 들어보실까요
[정영철/경공업과학분원 방직연구소 : 영화가 주는 여운이 얼마나 큰지 영화의 장면들이 아직도 제 앞을 떠나지 않고 주인공이 하는 말이 제 가슴을 울려주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이 영화가 '신세대인 한 여학생과 기성세대로 통칭되는 부모와 갈등을 그린 가족 영화다'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정의 안락 보다는 당과 국가를 위해 일에만 몰두하는 과학자 아버지를 둔 여학생이 처음에는 이런 아버지를 야속해하고 서운해 하다가 결국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평양연극영화대학의 박미향이라는 학생이고 공훈배우 김영숙과 김용숙 인민배우 김철 등 북한에서는 이름만 대면 모두 알만한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화의 스토리와 편집, 촬영을 구체적으로 지도했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은 영화광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80년대 중반 '민족과 운명'이라는 작품 이후, 오랜만에 직접 지도한 작품이라 그런지 대대적인 선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에선 영화의 주제나 소재가 제한적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무래도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다 보니 주제나 소재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북한 영화는 기본적으로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는 것이 영화의 목표이자 가치입니다.
때문에 이런 목표에 충실한 영화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대북강경책에 맞서, 체제 수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 이 때문에 신세대에 대한 사상 교육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영화 '한 여학생의 일기'의 주제 역시 체제와 이념에 충실한 기성세대를 물질만능주의와 실리주의적 사고에 젖은 신세대들도 이해하고 따르게 된다는 사상교육적 측면이 강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 영화에선 남녀 사이의 애정 행각을 다룬 영화에도 일정한 원칙이 있는데 이른바 '양다리 걸치기', '삼각 관계'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고요.
남쪽 영화나 드라마에선 사랑하는 주인공이 때론 죽기도 하는데 북쪽에선 죽는다는 설정이 거의 없습니다.
주인공의 성격은 모든 사람들이 본받고 따라야 할 정도로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흠이 없는 인물이 대부분입니다.
'그럼 내용도 뻔한 재미없는 영화를 사람들이 왜 보느냐' 이런 의문이 생길텐데요.
북한 영화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만들기 때문에 흥행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주민들은 당에서 선정한 영화를 의무적으로 봐야 할때도 있습니다.
<앵커>
남쪽에선 영화가 큰 인기를 얻으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의 머리 스타일이나 패션이 유행하게 되는 데 북한도 그런가요?
<기자>
네,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인기 영화나 드라마는 그 자체로도 화제가 되지만 등장인물의 말 한마디가 유행어가 되기도 하고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이 패션 트랜드가 되는 경우 많습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화는 지난 90년대 북한 최대 히트 영화였던 '민족과 운명'인데요.
주인공이 홍영자인데 지금의 눈으로 보면 헤어스타일 좀 촌스럽죠?
하지만 당시에는 '홍영자 머리'로 불리면서 유행이 됐습니다.
또 아래로 내려오면서 다리에 착 달라붙는 스타일의 바지는 '홍영자 맘보 바지'라는 이름으로 평양시민들에게 대유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남자들도 유행에 민감하긴 마찬가지인데 지금은 짧은 머리가 주류지만 지난 80년대엔 장발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이름 없는 영웅들"이란 영화가 있었는데요.
주인공 '유림'이 바로 장발을 한채 스파이로 활약한 영화인데 당시 평양 남자들은 너도 나도 '유림 머리'라고 부르면서 많이들 따라 했다고 합니다.
최근엔 북한에도 한류 열풍이 스며들어 남측 영화나 드라마가 암암리에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의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이 북한 신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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